2013년 1045억→올해 2000억
외국계 점령한 펫푸드 시장에
동원F&B 등 국내업체 공략 시작
[ 김재후 기자 ]
고양이 펫푸드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대부분의 식품 시장이 성장 정체를 겪는 가운데 애묘(愛猫) 펫푸드 시장이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평가다. 동원F&B 등 국내 식품업체들도 외국 회사들이 점령한 이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국내 애묘 인구 급격히 늘어
7일 유로모니터 등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반려 고양이 수는 154만2000마리로 2012년(49만8000마리)보다 3배 이상 많아졌다. 같은 기간 반려견(325만1000마리→398만7000마리)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늘었다. 이 기간 증가율은 애묘가 연평균 25.4%로 반려견(4.2%)보다 6배 이상 높다. 국내 반려동물 인구가 전체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특히 고양이를 키우는 가구가 최근 급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애견 대비 애묘 시장이 더 크게 성장하는 건 1인 가구뿐 아니라 아파트 문화 보급, 고령화 등과 관련이 있다”며 “도시 1인 가구가 많아지며 주인과 떨어져 있으면 생기는 ‘분리불안’이 덜한 고양이를 반려가족으로 맞이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고 해석하고 있다. 실제 한국보다 먼저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난 일본은 애견과 애묘 가구 비중이 5 대 5 정도다.
애묘 인구가 크게 늘면서 펫푸드 시장도 동반 성장 중이다. 2013년 1045억원에 그쳤던 국내 고양이 펫푸드 시장 규모는 지난해 1970억원으로 배 가까이 커졌다. 올해엔 2000억원을 훌쩍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반려견 펫푸드 시장 규모(7130억원)에 비하면 작지만 성장률은 반려견보다 2~5배 가까이 높다.
◆외국산에 국내 식품업체들 도전
국내 애묘 푸드 시장은 태동기여서 고양이 사료들은 대부분 외국산이 점령하고 있다. 애묘 시장을 따로 구분한 통계는 없지만 지난해 국내 전체 펫푸드 시장 점유율로만 보면 로얄캐닌코리아가 13.5%로 가장 높다. 그다음은 대한사료(10%) 대주산업(7.4%) 등의 순이다. 식품업체 관계자는 “고양이 사료 시장은 아직 국내 기업들 관심이 덜해 시장의 80% 정도를 외국계가 장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국내 업체들은 틈새를 노리며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외국계 기업들이 건사료(마른 사료) 중심의 제품을 팔고 있는 것과 달리 습식(젖은 사료) 제품을 내놓는 식이다. 동원F&B 관계자는 “고양이는 강아지에 비해 자발적 수분 섭취가 취약해 음식을 통한 수분 섭취가 필요하다”며 “국내에서 건식과 습식의 시장 비중은 57% 대 24% 정도인데, 일본의 경우 47% 대 41% 정도로 습식 비중이 더 높다”고 말했다. 동원F&B의 고양이 펫푸드 제품 6개 중 5개가 습식 사료다. 동원의 참치 관련 노하우를 습식 펫푸드 제품에 접목시키고 있다. 펫푸드 전문기업 사조동아원은 고양이용 펫푸드 ‘옵티원 부스트’ 3종(연어, 맛살, 치즈)을 판매 중이다. 빙그레 풀무원 CJ제일제당 등도 펫푸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애묘 용품 시장도 함께 성장하고 있다. 신세계가 운영하는 반려동물 전문점인 몰리스펫에 따르면 올 들어 9월까지 고양이 용품 제품은 1년 전보다 6.1% 더 많이 팔렸다. 같은 기간 강아지 용품은 1년 전보다 5.8% 줄었다. 몰리스펫 관계자는 “애묘 인구가 늘어나면서 고양이 관련 제품을 찾는 손님이 많아졌다”며 “아직 고양이 용품이 강아지보다 다양하지 않지만 수요는 크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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