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명 중 한 명이라도 없었다면 우승 불가능했을 것"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도 있어야죠.”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8개국 골프대항전 UL인터내셔널 크라운에 참가해 ‘맏언니’로서 한국의 우승을 이끈 김인경(30)이 자신의 역할에 대해 설명하며 이같이 말했다. 7일 인천 잭니클라우스GC코리아에서 열린 대회에서 한국의 우승이 확정된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김인경은 “어떻게 하다보니 내가 나이가 제일 많았다”고 웃었다. 그러면서 “(전인지와 박성현, 유소연) 세 선수 모두 다 다른 성격을 가지고 있어서 나는 듣고 결정을 따랐을 뿐이다. 나는 쉬어가는 쉼표같은 존재였다”라고 겸손함을 잃지 않았다.
이번 대회는 여느 골프 단체 대항전과 달리 단장이나 주장이 없다. 한국 정서상 가장 나이가 많은 김인경에게 부담이 갔을 터. 하지만 김인경은 3승 1패로 자신의 몫을 톡톡히 한 것은 물론 팀원 전체의 사기를 끌어 올리며 완승을 이끌었다. 김인경은 “1주일이라는 짧은 시간에도 팀의 화합 등을 경험할 수 있었다”고 했다.
여자골프 세계 최강을 자부하는 한국이지만, 이 대회 우승이 나오기까지 세 번의 도전이 필요했다. 한국은 2014년부터 격년으로 열려온 이 대회에서 첫 대회 3위에 그쳤다. 2회 대회에선 준우승을 기록했다. 그동안 여자골프 세계 최강을 자부하면서도 무관에 그치며 이어온 침묵을 4년 만에 깨뜨렸다.
김인경은 “우리 모두 맨오브더매치(경기 수훈선수)였다고 생각한다”며 “우리 모두 중요한 역할을 했고 한 명만 없었어도 우승은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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