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사건, 공안 영역서 분리"
개혁위 권고…조직정비 예고
[ 안대규 기자 ] 문재인 정부 들어 검찰의 노동사건 수사 기조는 크게 변했다. 국가보안법 위반 사건이나 파업 등을 담당하는 검찰 공안 조직이 남북한 관계가 급진전되자 노동 사건에 화력을 집중하는 모양새다.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과거엔 노조가 형사 고소를 해도 검찰이 소극적으로 수사했다”며 “이제는 오히려 검찰이 주도적으로 노동 문제를 파헤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서울중앙지방경찰청 공공형사부는 ‘삼성 노조 와해’를 수사하면서 단일 사건으로 한 기업을 6개월간 11차례나 압수수색하는 ‘진기록’을 세웠다. 노동 사건 관련 수사 의지가 그만큼 강했다는 뜻으로도 풀이된다. 한 검사 출신 변호사는 이에 대해 “삼성을 대상으로 성과를 내겠다는 욕심이 강했던 수사였다”며 “이 사건에 경찰이 연루된 만큼 검경 수사권 조정 협상 과정에서 경찰을 압박하려는 목적도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법무부는 그동안 검찰 공안부가 노동사건에 대해 시위에 따른 사회 불안, 국가 경쟁력 저하 등 공안적 시각으로 접근하다 보니 사측 편만 들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공안부가 담당해온 노동사건을 따로 떼어 별도 부서에서 중점 처리하기로 했다. 법무부 산하 법무·검찰개혁위원회는 지난 6월 노동·선거 분야를 공안 영역에서 분리할 것을 권고했다. 개혁위는 그동안 검찰이 파업 등에 대해 업무방해죄를 과도하게 적용하고, 부당노동행위 등에 미온적으로 대응했다고 진단했다. 이 위원회에 따르면 공안사건의 89.22%(2017년 기준)가 근로기준법 위반 사건이고, 노동 사건의 대부분은 임금체불 건이 차지하고 있다. 개혁위는 노동·선거 분야를 공안 영역에서 분리해 각 전문분야에 따른 전담·전문검사 체제로 개편해 사건 수에 맞는 적정 수사 인원을 배치할 것을 주문했다.
대검찰청은 지난 7월 공안부를 공익부(가칭)로 바꾸는 직제명칭 변경안을 마련했다. 공안 1~3과는 기능에 따라 각각 안보수사지원과·선거수사지원과·노동수사지원과 등으로 바뀔 전망이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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