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그동안 4대강에 설치된 16개 보 가운데 10개 보를 개방했고, 이달 안에 상주보와 낙단보, 구미보 등을 추가 개방할 계획이다. 현 정부는 이명박 정부의 4대강 개발을 ‘적폐’로 낙인찍고는 보 개방을 밀어붙이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온갖 논란이 빚어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5월22일 보 개방을 지시하자 관련부처들은 1주일 만에 실행에 옮겼다. 용수공급이나 생태계 영향, 수질문제 등에 대한 면밀한 조사를 생략한 채 봇물부터 흘려보낸 것이다.
그 후유증은 곧바로 나타났다. 농사지을 물이 부족해지면서 곳곳에서 농작물이 시들고 취수·양수장 가동이 중단됐다. 일부 강에선 강바닥이 갈라지는 건천화(乾川化) 현상까지 나타났다. 경남 합천 농민들이 정부에 10억여원의 농작물 피해 배상을 요구하는 일도 발생했다.
정부가 보 개방을 밀어붙이는 명분은 녹조 등 수질 악화를 막자는 것이다. 그러나 보 개방이 녹조 퇴치에 뚜렷한 효과를 낸 것도 아니다. 보 개방 후 녹조를 일으키는 남조류가 줄어든 곳도 없지 않지만, 되레 녹조가 심해진 곳도 많다.
정부는 4대강 보 개방을 늘려나간 뒤 처리 방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신중해야 한다. 22조원이 들어간 4대강 사업으로 다른 건 차치하고 홍수와 가뭄 피해는 줄고, 물 공급은 늘어나는 등 치수(治水)와 용수(用水) 기능이 크게 강화됐음은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물 부족 국가인 우리나라가 12억t에 달하는 막대한 수량을 확보할 수 있는 것은 큰 강점이다. 이런 국가적 자산을 두고 긍정적인 효과는 극대화하고, 부정적 문제는 최소화하는 최적의 방안을 모색해나가는 것이 순리다.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