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10년물 국채 금리는 최근 약 4개월간 연 2.8~3.0% 아래에 머물러 있었다. 그러다 지난주에 3.2%를 넘어가면서 7년 내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리고 지난주 금요일에는 미국의 9월 고용보고서가 발표됐는데, 비농업 취업자 수가 예상치에 크게 못 미쳤다.
분명히 이를 두고 말이 많을 줄 알았는데 허리케인이 왔으니 이 정도면 된 것 아니냐는 평가가 시장에 돌았다. 오히려 1969년 이후 최저치라고 하는 3.7%의 실업률에 더 주목하며 미국의 고용시장은 경기 확장 후반부에 있다기에는 너무 강한 성장을 보여주고 있다는 견해들이 많았다. 악재가 악재로 받아들여지지 않는 시장, 미국의 상황이 그랬다.
그로 인해 미국과 다른 나라의 격차는 더 벌어지거나 적어도 더 오랫동안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했다. 일반적으로 경기 사이클은 경기 부양 시기에 성장하다가 성장의 끝에 왔다는 판단에 따라, 혹은 과열되기 전부터 금리 인상 등의 긴축 정책으로 고점을 찍고 연착륙을 시도하는 것이 가장 긍정적인 흐름이다.
아직까지 중립금리는 멀었다고 외치는 제롬 파월 미 Fed(중앙은행) 의장의 발언에서 미국 경기 체력이 긴축의 부정적인 영향을 흡수할 정도로 강하다는 자신감이 읽혔다. 하지만 한국과 신흥국은 자체 성장동력이 약하니 ‘점진적’이라는 미국의 긴축 스탠스에도 다리가 풀려 변동성을 키울 가능성이 높았다. 참 상황이 달라도 너무 달랐다.
그런데 미국 증시가 흔들렸다. 무역분쟁 지속이라는 부담도 있었고 금리 부담도 있었다. 통계적으로 S&P500 기준으로 1~2개월 정도 6~10%가량의 조정을 겪는 이슈와 함께 무너지는 대한민국 증시를 봤지만, 하루가 지나 금요일 반등이 나오기 시작하니 또 어디선가 어제의 공포는 잊은 채 대한민국 만세를 외치는 것도 들리는 듯하다.
오늘 했던 이야기를 잠깐만 돌아보자. “미국은 경기가 탄탄하고 신흥국은 체력이 부족하고, 그들의 차이는 벌어지거나 그 차이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지 않겠나, 그리고 미국 증시가 흔들린다”고 했다. 어디서 둘의 차이가 좁혀진다거나 우리 경기가 나아지고 있다는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벌써 3주째 우리 시장의 하락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데, 일희일비하지 말고 악재가 있는 시장에서는 도망갈 수 있는 용기를 내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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