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한위험 맞선 인류의 위대한 도전에 대한 찬사

입력 2018-10-14 17:06  

리뷰 - 영화 '퍼스트 맨'


[ 유재혁 기자 ] “한 인간에게는 작은 한 걸음이지만, 인류에게는 위대한 도약이다.”

1969년 7월, 아폴로 11호를 타고 달에 인류 역사상 첫발을 내디딘 미국 우주비행사 닐(라이언 고슬링 분)의 대사가 울려 퍼질 때 관객들의 가슴도 덩달아 뜨거워진다. 이 순간이 오기까지 그가 얼마나 많은 시련과 고통을 겪었는지 알기 때문이다.

오는 18일 개봉하는 데이미언 셔젤 감독의 SF영화 ‘퍼스트맨’은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달착륙에 성공한 닐 암스트롱의 실화를 감동적으로 그려낸다. 누구도 경험하지 못한 세계에 도전한 한 인간이 극한의 위험과 싸우는 분투기다. 영화는 첨단기술에 바치는 헌사가 아니다. 달에 가고 싶은 인간의 뜨거운 열망, 인류 문명의 위대한 도약에 대한 찬사다.

영화는 21세기 관객의 시점에서 보면 당시 기술이 얼마나 보잘것없는 것인지 환기시킨다. 우주선의 문은 자동버튼식이 아니라 수동식 손잡이로 여닫는다. 제어기기의 스위치나 버튼도 거칠고 투박하다.

달 표면에 착륙할 즈음, 선체의 연료는 2초 분량만 남아 있다. 수많은 인명이 기기 고장과 운전미숙으로 훈련 도중 희생된다. 사고가 일어나면 통제실 요원은 어쩔 줄 모르고 우왕좌왕한다. 누구도 겪어보지 못했으니까 매뉴얼이 있을 리 없다. 또 날아가는 우주선은 계속 흔들린다. 비행사의 불안한 마음을 대변한다.

우주를 소재로 한 대부분 영화가 담아내는 광활하고 아름다운 우주의 장관은 마지막 순간에 등장한다. 그때까지 세 비행사가 좁은 선체에 앉아 훈련하고 비행하며 기체의 흔들림을 견뎌내야 하는 고통스러운 장면들이 이어진다. 자신의 아이가 병으로 죽고 동료가 사고로 숨져도 닐은 슬픔을 표출하지 않는다. 죽음과 사투를 벌이는 우주비행사에게 슬픔이란 감정은 한낱 사치다. 가족도 마찬가지다. 닐을 지켜보며 담배를 깊이 빨아대는 아내의 모습은 안쓰럽다.

그럼에도 닐은 달을 탐사해야 하는 의미를 이렇게 말한다. “우리가 오래전에 봤어야 했지만, 놓쳤던 것을 볼 수 있겠죠.”

달 탐사가 엄청난 희생과 비용을 치를 가치가 있는가란 물음에 대한 답변이기도 하다. 셔젤 감독은 전작들에서도 성공의 대가를 찾아내려 애썼다. ‘위플래쉬’에서는 혹독한 훈련을 거쳐 음악의 마스터가 됐고, ‘라라랜드’에서는 두 배우가 각자의 꿈을 이루기 위해 사랑을 포기했다.

달 착륙의 성과는 우주의 장관을 비추는 막바지 장면으로 갈음한다. 두 비행사가 좁은 우주선에서 나와 발을 내디딜 때, 달은 무한으로 뻗는다. 이 장면은 65㎜ 아이맥스 카메라로 촬영했다. 우주선 내부의 좁은 공간과 광대한 우주의 장관이 극명하게 대조된다. 관객들은 자신이 달에 착륙한 듯한 기분을 느낀다. 이 영화를 반드시 아이맥스(IMAX )영화관에서 봐야 하는 이유다.

유재혁 대중문화전문기자 yoo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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