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 이민국가들은 고급인력 유치 경쟁중

입력 2018-10-15 18:27  

창간 54주년 - 혁신성장, 성공의 조건

싱가포르, 인구 30%가 외국인
佛·네덜란드, 이민 고급인력에 稅혜택



[ 김일규 기자 ] 싱가포르는 인재 확보를 통해 혁신 성장의 기틀을 마련한 대표적인 국가로 꼽힌다. 한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지난해까지 11년째 2만달러대에 머물다 올해 겨우 3만달러를 넘어서게 됐다. 반면 싱가포르의 1인당 GDP는 1995년 약 2만5000달러에서 지난해 약 5만4000달러로 증가한 데 이어 올해는 6만달러를 돌파했다. 싱가포르는 한국과 국가 규모 등이 다르긴 하지만 일찌감치 개방정책을 추진해 해외 인적 자원과 자본을 끌어들인 덕분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싱가포르는 글로벌 기업 7000여 개와 지역본사 500여 개가 입주해 있다. 싱가포르 인구(약 579만 명)의 30%가량은 외국인이며, 이 가운데 전문직 등 고급인력이 11만 명에 달한다. 2008년 법인세를 20%에서 18%로 내리고, 2010년엔 다시 17%로 인하하는 등 개방정책을 펼친 효과다. 반면 한국은 올해 법인세 최고세율을 22%에서 25%로 올리는 등 외국 기업의 진입 문턱을 높이고 있다. 한국에 있는 글로벌 기업의 지역본사는 90여 개에 불과하다.

프랑스 네덜란드 스웨덴 덴마크 등 유럽 각국도 이민자의 30~40%가 전문직, 첨단 연구인력, 기업 경영진 등 고급인력이다. 해외 고급인력의 장기 체류를 유도하기 위해 2000년대부터 소득세율 인하 등 다양한 세제 혜택을 제공한 결과다. 프랑스는 이민 고급인력의 경우 총급여의 30% 또는 상여금에 대해 비과세하고 있다. 네덜란드는 총급여의 30%에 대해 비과세한다.

캐나다 호주 등은 나이와 소득, 학력, 경력, 어학 능력 등에 각각 배점 기준을 두고 총점이 일정 기준을 넘으면 이민을 허용하는 ‘점수이민제’로 고급인력을 유치하고 있다. 한국도 점수이민제가 있지만 취업비자로 국내에 입국한 인력만 대상으로 해 상대적으로 문이 좁다는 지적이다.

세계 각국은 우수인력 초빙 프로그램도 적극적으로 운용하고 있다. 캐나다는 세계적인 석학을 대상으로 12억원에 달하는 연봉을 주고 초빙하는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있다. 프랑스는 자국 내 1년 이상 거주하며 프로젝트를 진행할 해외 스타트업 70개를 선정해 기업당 4만5000유로를 지원하고 있다.

이런 선진 이민정책은 전담 조직이 있기에 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선진 이민국가들은 이민행정을 전담하는 단독 부처를 두거나 최소한 부처 내 이민행정 전담부서를 운용하고 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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