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개발도 민간 주도…4년 후 '우주관광 시대'

입력 2018-10-16 17:56  

창간 54주년 - 혁신성장, 성공의 조건

미국 - 워싱턴
기업가정신 + 상상력 + 경쟁

스페이스X, 두달에 한번 로켓 발사
블루오리진·액시엄 등 앞다퉈 진출

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



[ 주용석 기자 ] 미국 우주 개발의 주도권이 정부에서 민간으로 빠르게 넘어가고 있다. 민간 우주기업인들은 냉전시대 정부 주도 우주 개발을 ‘올드 스페이스(old space)’로 부르며 스스로를 ‘뉴 스페이스(new space)’로 차별화하고 있다. 올드 스페이스가 국가 주도, 군사 목적의 우주 개발에 치우친 데 비해 뉴 스페이스는 민간 주도, 상업 목적의 우주 개발이 중심이다. 기업가정신과 무한한 상상력, 효율과 경쟁이 뉴 스페이스의 특징이다.

미국에서 뉴 스페이스를 대표하는 두 얼굴은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가 2000년 세운 블루오리진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2002년 설립한 스페이스X다. 두 회사는 우주산업을 놓고 치열하게 격돌하고 있다.

최대 격전지는 위성발사 시장이다. 스페이스X는 이미 미국 위성발사 시장의 60%를 장악한 절대 강자다. 비결은 반복 발사와 로켓을 회수해 재활용하는 기술이다. 스페이스X는 2010년 처음 ‘팰컨9’ 로켓 발사에 성공한 뒤 지난 8년간 57차례나 우주로 로켓을 쏘아올렸다. 특히 발사 로켓의 절반에 육박하는 25개를 회수했고, 이 중 11개는 정비 수리를 거쳐 재발사했다.

미 항공우주국(NASA)이 국제우주정거장(ISS)에 우주인과 화물을 보낼 때 스페이스X의 로켓을 이용한다. 한국이 2020년 발사 예정인 시험용 달 궤도선도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으로 발사될 예정이다.

블루오리진도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미 공군은 지난 10일 23억달러(약 2조6000억원) 규모의 군사위성 발사 사업자로 록히드마틴과 보잉의 합작회사 유엘에이(ULA), 노스럽그루먼 같은 전통 항공우주기업과 함께 블루오리진을 선정했다. 이는 블루오리진이 따낸 첫 번째 대형 정부 계약이다.

뉴 스페이스 기업의 최대 승부처는 우주여행이 될 전망이다. 스페이스X는 지난 2월 테슬라 전기차를 실은 대형 로켓 ‘팰컨헤비’를 우주로 쏘아올렸다. 블루오리진은 내년부터 일반인에게 우주관광 티켓을 판매할 예정이다.

우주여행사업에 뛰어드는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도 잇따르고 있다. 나사 출신 전문가가 세운 액시엄스페이스는 민간 우주정거장을 세워 우주실험과 우주여행을 실현한다는 비전을 발표했다. 오리온 스팬은 3개월간의 훈련 뒤 고도 333㎞ 상공 우주호텔에 12일간 묵는 950만달러짜리 우주여행 상품을 2022년부터 내놓겠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우주 개발에서 민간의 역할을 강화하고 있다. 집권 공화당 소속의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은 지난해 2월 워싱턴포스트에 보낸 이메일에서 “우주를 정부 독점이라는 족쇄에서 풀어주고 라이트 형제, 에디슨, 포드와 같은 사람들의 창의적 기업가정신을 극대화하는 것”이라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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