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급차 도망' 환희유치원 원장, 교비 7억 횡령 눈물로 사과

입력 2018-10-18 10:29   수정 2018-10-18 10:39


유치원 교비로 명품 가방, 성인 용품 등을 구매해 논란이 된 동탄 환희유치원 원장이 "죄송하다"며 눈물의 사과를 했다.

지난 17일 환희유치원 원장 A씨는 유치원 강당에서 간담회를 열어 "앞으로는 아이들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유치원 정상화를 약속했다.

2016년 12월 이 유치원을 감사한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A씨는 교비 7억원을 부적절하게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명품 가방을 사고 숙박업소와 성인용품점, 노래방 등에서 돈을 사용하기도 했다.

A씨는 지난해 7월 교육청으로부터 파면 처분을 받았지만 이 유치원의 총괄부장으로 지내며 원장을 공석으로 두고 사실상 유치원을 운영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1년 넘게 원장이 파면된 사실을 몰랐던 학부모들은 이에 반발해 지난 14일 해당 유치원을 항의 방문했으나, A씨는 구급차를 이용해 현장을 빠져나갔다.


이날 간담회는 A씨가 현장을 벗어난 뒤 학부모들과 처음 대면하는 자리다.

'환희유치원 학부모 대책 위원회'는 이날 "A씨를 단죄하고, 교육기관의 자격을 박탈하기 위해 이 자리에 모인 게 아니다"며 "전 원장과 유치원 책임자분들로부터 잘못된 일들에 대해 사과받고 유치원을 정상화하겠다는 실천 의지를 확인하고자 이 자리에 모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환희유치원은 현재 공석인 원장을 공개 채용하라"며 "특히 유치원에 근무하고 있는 두 아들 중 한 명을 행정전문가로 대체하라"고 강조했다.

A씨는 학부모 대책위가 전달한 '유치원 정상화를 위한 세부 실천 사항'을 수용하기로 했다.

실천 사항을 보면 유치원은 앞으로 국가회계시스템 '에듀파인'을 도입해 회계를 처리하고, 모든 협력업체 선정은 공개입찰로 진행한다는 내용 등이 담겼다.

간담회에는 학부모 200여명이 참석했다. 환희유치원 학부모 대책위는 간담회를 계기로 더는 단체행동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앞서 회계비리가 적발돼 실명이 공개된 동탄의 또 다른 사립유치원 원장도 이날 긴급 간담회를 열어 학부모들에게 사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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