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 '원목 프레임의 패브릭 소파' 유행 몰고온 홍대 05학번

입력 2018-10-22 17:29  

가구업계 판이 바뀐다
(1) 탁의성 카레클린트 공동대표

'가구판' 흔드는 뉴페이스 디자인가구
젊은 창업자들이 말하는 성공스토리

제품개발 모든 과정 포스팅
소비자 신뢰 이끌어내

5000㎡ 공장에서 직접 생산
7년 만에 매출 110억 회사로



[ 심성미 기자 ]
국내 인테리어 시장이 해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2020년이면 40조원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국민소득이 3만달러가 넘으면 가구를 바꾼다’는 논리가 한국에서도 통하고 있는 셈이다. 지친 일과를 끝내고 잘 꾸며진 집에서 편안히 쉬고 싶어 하는 2040 젊은 세대가 이 시장을 이끌어가고 있다. 높아진 국민소득에 ‘소확행(小確幸·작지만 확실한 행복) 트렌드’가 겹쳐진 결과다.

이들 젊은 소비자는 가구를 선택할 때 무턱대고 1, 2위 업체를 찾지 않는다. 중시하는 것은 자신의 취향이다. 이 취향을 보여주는 핵심 요소는 디자인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인스타그램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헤이 등 북유럽 디자인가구를 살펴보며 ‘가구 보는 눈’을 키웠다. 20대 후반에서 30대 후반의 신혼부부들은 유명 브랜드 대신 가격은 비싸지만 북유럽 스타일의 깔끔하면서도 독특한 디자인을 내세우는 디자인가구 업체나 싸고 디자인이 괜찮은 가구를 찾아 이케아로 발길을 돌린다. 6~7년 전 결혼하면서 장만한 첫 가구는 국내 유명 브랜드 가구였지만 이사를 하면서 장만하는 두 번째 가구는 디자인 가구를 알아보는 이들도 많아졌다. 업계 1위 한샘의 3분기 인테리어 가구 대리점 매출이 줄어든 것도 이런 흐름과 무관하지 않다.

이런 흐름을 타고 국내에도 ‘자체 디자인’을 내세운 소규모 가구공방 업체가 수백 개 생겨났다. 이 중 ‘소규모 가구공방’에 멈추지 않고 공방을 상업화해 디자인 가구 시장을 이끌어가고 있는 업체들도 있다. 매해 매출이 2배씩 증가해 매출 100억원대 규모의 업체들도 생겨났다. 디자인 가구의 부상은 가구업계의 ‘마이크로 트렌드’ 수준이다. 하지만 개성과 취향의 시대에 언제든 ‘메가 트렌드’로 변화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 릴레이 인터뷰를 통해 디자인 가구업체들이 소비자를 사로잡은 비결을 살펴봤다.

국내 디자인 원목가구 시장의 판을 바꿔놓은 주인공은 카레클린트라고 할 수 있다. 지금은 일반적 디자인이 된 ‘원목 프레임의 패브릭 소파’를 처음 유행시킨 게 카레클린트다. 탁의성(사진), 안오준, 정재엽 등 홍익대 목조형가구학과 05학번 셋이 2010년 말 카레클린트를 창업해 연매출 110억원을 올리는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이들의 성장에 “홍대 가구학과 05학번 위로는 ‘멘붕(멘탈 붕괴의 줄임말)’, 밑으로는 ‘희망’이 찾아왔다”는 얘기도 나왔다. ‘홍대 가구학과 졸업자들의 성공은 한샘이나 현대리바트 취직’이라는 공식이 깨졌기 때문이다. 22일 서울 청담동 쇼룸에서 만난 탁 공동대표는 “좋은 원목을 사용하고 가로와 세로, 두께와 높이 등 비례감이 훌륭한 제품을 만들어 낸 결과”라고 설명했다.

◆원목 디자인가구 개척자

대학을 졸업한 뒤 셋이 모여 처음 기획한 건 ‘쿠션을 패브릭으로 감싼 원목 프레임 소파’였다. 가죽 소파 일색이던 당시 소파 시장에 던진 새로운 승부수였다. 나무는 A급 물푸레 나무를 썼다. 거친 결을 갖고 있는 나무는 과감히 버렸다. 다리와 상판 접합은 못을 박는 대신 수제 짜임 방식으로 견고하게 제작했다. 팔걸이 쿠션은 팔을 걸칠 때 편안할 수 있도록 휘어지게 디자인했다. 패브릭은 짙은 회색, 옅은 베이지 등 단순하면서도 세련된 색상을 선택했다.

탁 대표는 “원목가구를 빈 공간에 갖다 놓으면 원목이 지닌 특유의 따뜻한 색감 때문에 공간이 풍요롭게 느껴진다”며 “좋은 원목을 사용해 프레임은 오래 쓸 수 있는 대신 쿠션 커버에는 패브릭을 적용해 자주 바꿔줄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고 말했다. 지금은 어느 가구 대리점에 가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디자인이지만 원조는 카레클린트인 셈이다.

홍보는 특별한 게 없었다. 탁 대표는 나무 수종을 선택한 이유, 소파의 팔걸이가 5도가량 기울어진 까닭, 시제품 제작 실패 스토리, 개발 회의 스케치 등 제품 구상부터 완성까지의 전 과정을 포스팅해 소비자들과 공유했다. 그는 “이 과정이 제품에 대한 신뢰로 소비자들에게 다가갔다”고 설명했다. 제품이 80% 완성될 때쯤 ‘언제 완성되냐’ ‘완성되면 비싸도 꼭 사보고 싶다’는 반응이 나왔다.

2011년 첫 매장을 열 때도 새로운 시도를 했다. 가구를 진열해놓는 쇼룸이 아니라 직접 사용할 수 있는 ‘퍼니처 카페’를 열었다. 탁 대표는 “얼핏 봐선 비싸다고 느낄 수 있지만 커피 마시러 온 김에 만져보고 써보면 좋은 가구라는 걸 알 것이라고 생각해 ‘슬로 쇼핑’ 개념을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카레클린트의 첫 번째 제품 ‘001 소파’는 200만원대였지만 1만 개 넘게 팔렸다.

◆‘결’ 때문에…모든 제품 자체생산

카레클린트는 모든 제품을 자체 생산한다. 회사 규모가 커지자 작년엔 경기 용인에 5000㎡ 규모의 생산 공장을 지었다. 모험을 감행한 건 원목가구의 생명인 ‘나무 결의 아름다움’을 지키기 위해서다. 탁 대표는 “나무 상판을 목재 수입업체로부터 납품받으면 나무의 결이 일정하지 않아 3분의 1은 버리곤 했다”며 “나무 재단까지 직접 자체 공장에서 한 뒤 결에 대한 불만이 80%나 줄었다”고 말했다.

탁 대표는 “더 많은 사람이 원목가구를 사용하는 기쁨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게 꿈”이라고 했다. 그는 “원목가구 가격이 높아 쉽게 구매하기 힘들지만 앞으로 합리적인 가격의 원목 가구 서브 브랜드를 내놓겠다”고 말했다. 지금 판매하는 제품과 목재 등급은 같지만 나무의 결 상태가 조금 떨어지는 상판으로 제품을 만들 계획이다. 탁 대표는 “대신 가격은 20~30%가량 싸게 책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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