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독도는 우리 땅" 당연한 말을 왜 자꾸 쏟아내나

입력 2018-10-23 18:08  

국회 교육위원들 독도 방문 이벤트
실효지배 영토, 분쟁 자초 없어야



내일(25일) ‘독도의 날’을 앞두고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 13명이 지난 22일 독도를 찾아가 외교 파장이 일고 있다. 이찬열 국회 교육위원장은 “독도가 대한민국 영토임을 확인시키고 일본 정권의 터무니없는 정치적 헛소리에 종지부를 찍으러 왔다”고 했다. 이들의 독도 방문은 사진과 함께 전 언론에 보도돼 홍보효과를 톡톡히 누렸을 듯하다.

그러자 일본 정부가 즉각 우리 정부에 항의하는 ‘익숙한’ 장면이 연출됐다. 스가 히데요시 관방장관은 “사전 항의, 중지 요청에도 방문한 것은 매우 유감이고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2~3년 주기로 국내 정치인의 독도 방문 때마다 되풀이된 갈등의 풍선이 또 부풀어 오를 조짐이다.

한국 의원들이 우리 땅인 독도를 방문할 수도 있고, 이번이 처음도 아니다. 일본을 두둔할 생각도 없다. 하지만 괜한 긁어부스럼을 만들었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 그도 그럴 것이 2012년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 이후 양국 정부 간 교류는 물론 민간 채널까지 꽉 막힌 기억이 생생하다. 당시 일본에선 혐한(嫌韓)시위가 빈발하고, 혐한 서적이 베스트셀러에 오르고, 양심적 일본인들의 입지가 좁아지는 결과를 초래했다. 한류 붐이 꺾이고, 대일 수출이 위축되고, 동포 경제에도 찬물을 끼얹었다. 이 전 대통령의 정치적 입지를 국익과 맞바꾼 꼴이었다.

차분히 생각해 보자. 독도는 우리가 실효지배하는 엄연한 대한민국 땅이다. 국회의원들이 가서 태극기를 흔들며 ‘독도는 우리 땅’을 부르지 않더라도 이미 우리 영토다. 일본 정치인들이 중국과 분쟁 중인 센카쿠열도를 굳이 찾지 않는 이유를 생각해 보면 더 분명하다. 이미 실효지배 중인데 공연히 시빗거리를 만들어봐야 국익에 도움이 될 게 없어서다.

영토는 감격시대식 신파조 구호 제창이나 비분강개하는 결의대회로 지켜지는 게 아니다. 굳건한 국력과 탁월한 외교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의원들은 독도 방문을 국내용 정치이벤트쯤으로 여겼을 듯싶다. 하지만 이런 행동이 빌미가 돼 일본 측이 바라는 대로 독도가 국제 분쟁지역으로 더욱 부각된다면 우리가 얻을 실익이 있기나 한가. 더구나 지금은 일본 내 한류 인기가 되살아나고, 연간 700만 명 넘는 한국인이 일본을 찾고 있다.

국제관계는 감정보다 이성이 필요하다. 일본은 등을 돌렸던 중국과도 6년 만에 밀월관계에 접어드는 마당이다. 반면 한국 외교는 미국과 틈이 벌어지고, 중국에 홀대받고, 일본과는 껄끄럽기만 하다. 오죽하면 도쿄주재 한국대사관의 서기관 모집에 외교부 내 지원자가 한 명도 없겠는가. 외교든, 정치든 국익보다 우선할 가치는 없다. 독도는 의원들이 찾아가지 않아도 대한민국 영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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