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전날 코스피지수는 2.57% 급락해 지난해 3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24일 오전 11시 현재도 0.37%의 하락세로 2100선을 아슬아슬하게 넘나들고 있다. 최근의 급락에도 당분간 급격한 반등은 어렵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다음달 개최 예정인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이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미국과 한국의 주요 기업들의 올 3분기 실적도 관심사다.
이번 증시 급락의 배경엔 세계 무역전쟁 장기화에 대한 우려가 큰 영향을 미쳤다. 미중 간 무역갈등이 깊어지고 달러화 가치가 오르면서 신흥국에 대한 투자 심리가 극도로 위축됐다.
전문가들은 다음달 G20 정상회담에 주목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1월29일 개최 예정인 G20 정상회담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회담을 앞두고 있다.
다만 트럼프가 대중 관세 완화 계획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는 점은 우려 요인이다. 이재선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G20 정상회담에서 트럼프와 시진핑의 빅딜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으나, 트럼프는 화해 가능성이 크지 않음을 시사하고 있다"며 "미국과 중국의 긴장감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 증시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기업실적의 우울한 전망도 증시 반등에 부정적이다. 국내 기업들의 3분기 실적 전망치는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는 흐름이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들의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53조원으로 석 달 전보다 1.26% 하향 조정됐다. 순이익 추정치도 34.93% 감소한 26조원으로 집계됐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 "세계 경기 부진 영향으로 기업들의 실적에 대한 급속한 하향조정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며 "수출 환경은 확연히 안 좋아지고 있고, 실적에 강한 선행성을 지닌 한국은행의 기업경기실사지수(BSI)도 추가 부진 가능성을 암시하고 있다"고 했다.
미국 기업들의 실적도 좋지 않다. 경기 사이클 둔화를 반영해 지난해 두자릿 수 성장률을 기록했던 순이익은 한자릿 수 증가에 머무를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이다.
이은택 연구원은 "현재까지 발표한 미국의 3분기 실적 성장률이 여타 분기와 비교했을 때 둔화되는 흐름이 확연하다"고 전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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