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100년도 포항시와 함께"…50돌 포스코 '최고기술'로 글로벌 질주

입력 2018-10-25 16:25  

다시 뛰는 포항

두께 700㎜ 슬래브 첫 상업생산
유럽서 극후물재 품질인증도 획득
수입대체 효과는 물론 수출까지

포항시와 동반자 관계도 굳건



[ 하인식 기자 ]
포스코(회장 최정우)가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아 ‘더불어 함께 발전하는 기업시민’을 뜻하는 ‘위드 포스코(With POSCO)’를 새로운 회사 비전으로 제시했다. 포스코가 100년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제철보국(製鐵報國: 철을 만들어 나라에 보답한다)’이라는 창립 이념을 뛰어넘어 시대가 요구하는 가치로 재무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포스코의 이 같은 가치 실현은 세계 최대 두께인 700㎜ 슬래브의 상업 생산에 들어가면서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포항제철소(소장 오형수)는 올해 6월 자체 개발한 연속주조기 포스MC(PosMC) 기계를 이용해 상업화가 가능한 700㎜ 슬래브를 연속으로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종전의 유럽과 일본 철강사(600㎜)를 넘어서는 기록이다. 700㎜ 슬래브는 압력용기용, 조선용, 해양구조용 등 고부가 고급 제품 소재로 쓰인다. 두꺼울수록 만들기가 어려워 그동안 상업용 슬래브 최대 두께는 600㎜였다.

최근 본격 생산에 들어가 첫 물량으로 52t을 생산한 뒤 지난 11일 초도출하 기념식을 했다.

제철소 측은 700㎜ 슬래브를 이용하면 최대 233㎜ 두께의 후판재를 생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후판재는 대형선박 엔진 구조물 등에 사용하는 고급 철강재다.

오형수 포항제철소장은 “6㎜ 두께 일반 후판부터 50㎜ 이상 후물재 후판, 100~233㎜ 두께의 극후물재 후판까지 모두 생산할 수 있어 포항제철소가 명실상부한 세계 최고 기술력을 자랑하는 제철소로 거듭났다”고 말했다.

포항제철소는 앞서 지난 3월 노르웨이-독일 연합 선급협회(DNV-GL)로부터 두께 185㎜ 극후물재에 대한 품질 인증을 받았다.

컨테이너선 엔진을 지지하는 부분에 쓰이는 극후물재는 품질 규격과 인증 절차가 엄격해 그간 국내에서 생산하지 못하고 전량 해외 수입품에 의존해왔다. 후판은 내부품질을 보증하기 위해 철강 반제품인 슬래브와 후판제품 두께 비율을 3 대 1의 압하비(壓下比·reduction rate)로 제한하고 있다. 압연작업을 통해 슬래브를 많이 압축할수록 내부 기공이 줄어들어 품질이 향상된다.

이처럼 특별 인증이 가능했던 이유는 포스코만의 공정관리기술인 ‘PosPATH’의 역할이 컸다.

PosPATH는 후판제품의 품질을 높이기 위해 생산 전 공정을 표준화한 공정관리기술로 후판제품 중 내부품질이 엄격하게 요구되는 조선용 후물강재 및 일반구조용 극후물강재 생산에 적용된다.

포스코는 PosPATH를 통해 내부품질을 확보하고 합금설계와 생산조건 등을 최적화해 재질을 개선함으로써 인증에 성공할 수 있었다.

포스코는 이번 국제인증을 통해 선박용 극후물재의 국내 생산이 가능해짐에 따라 앞으로 막대한 수입대체 효과는 물론 국제 극후물재 시장에도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국내 조선 고객사는 고품질의 후판을 운송시간과 비용을 줄이고 직접 공급받을 수 있어 경쟁력 제고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포스코는 이번 품질인증을 토대로 제품 홍보에 들어가며 고객사의 공급 요청에 따라 생산될 예정이다. 포스코는 수입 강재를 적극적으로 대체할 수 있는 월드프리미엄(WP) 제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경쟁력을 높여나갈 계획이다.

포스코 포항제철소는 지속적인 생산 강종 확대와 제품 인증을 통해 2020년부터 연산 7만t 이상의 제품을 판매할 계획이다.

포스코 포항제철소와 협력사 임직원은 지난 9월 포항사랑상품권을 구입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혼신을 다하고 있다.

구매한 포항사랑상품권은 추석맞이 전통시장 장보기 행사에 전량 사용됐다. 포항제철소는 지난해 23억원 규모의 포항사랑상품권을 구매하고 전통시장 장보기 활동을 펼치는 등 소상공인의 매출 증대와 실물경제 향상을 위해 노력했다.

포항시는 지난 4월1일 포스코 창립 50주년을 기념해 4월 한 달을 ‘포스코의 달’로 지정, 선포했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50년 전 인구 7만 명의 작은 어촌이던 포항을 인구 52만 명의 세계적 철강산업도시로 성장시킨 포스코에 보답하는 의미에서 다양한 축하행사를 열었다”고 말했다.

포항시민이 이처럼 포스코와 굳건한 상생 관계를 이어가는 것은 포항 발전에 어김없이 포스코 포항제철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포항제철소에서 근무하는 직원은 1만6000여 명(협력사 직원 9000여 명 포함)이다. 단순하게 4인 가족을 기준으로 환산하면 시 전체 인구 중 12%가 포스코와 직접적인 관계를 맺고 있다.

포스코가 포항시에 납부하는 지방세 또한 시 세입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지난해 포항시가 거둔 전체 지방세 3638억원에서 포스코가 낸 금액은 552억원(15.5%)에 이른다. 포스코는 포항시와 새로운 미래 100년을 위해 더욱 굳건한 동반자 관계를 맺기로 약속했다.

오형수 소장은 “포스코는 포항시와 시민들의 성원과 사랑을 바탕으로 글로벌 철강회사로 성장할 수 있었다”며 “미래 100년도 포항시와 함께 성장해갈 것을 약속한다”고 강조했다.

포항=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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