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마음의 문제는 정신병 아니야…나 자신을 찾으면 답도 나와"

입력 2018-10-25 18:28  

저자와 함께 책 속으로

황상민 前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



[ 은정진 기자 ] “우리가 살면서 겪는 모든 마음의 문제는 정신병이 아닙니다. 내가 내 자신으로 살 수 없게 만드는 환경과 상황 때문에 힘든 거죠. 자기 문제를 스스로 파악하기만 하면 본인이 그 문제 해결의 답을 찾을 수 있습니다.”

촌철살인하는 시각으로 유명한 황상민 전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사진)가 마음 뜨끔해지는 심리 통찰법을 들고나왔다. 팟캐스트 ‘황상민의 심리상담소’를 운영하는 그가 펴낸 《어쨌거나 내 인생》은 방송에 소개된 수많은 사연 중 24개를 알려주고 맞춤형 심리 처방을 내린 책이다. 그는 25일 인터뷰에서 “힘들다고 하소연하는 분들에게 직접적 도움을 준다기보다는 그들 스스로 자기 문제를 제대로 파악할 수 있도록 진단해준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황상민의 심리상담소 방송을 들은 많은 사람이 자기 문제를 파악하는 힌트를 많이 얻었다고 전했다”며 “책을 통해 더 많이 공유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 책은 기존 심리치유서와 뭐가 다를까. 황 전 교수는 “다른 책들은 일반적이고 통념적인, 그리고 이론적인 이야기를 던진 뒤 누군가가 각 개인의 문제에 대해 위로해주거나 일반화된 모범정답을 찾아주려고 한다”며 “이 책의 사례는 모두 실제 상담 사례로 개개인의 다양하고 복잡한 문제에 대한 맞춤형 해법을 찾게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개별 맞춤형 진단을 내리기 위해 저자는 책에 WPI(Whang’s Personality Inventory)라는 용어를 자주 쓴다. 내가 누구인지 자신을 먼저 인식하고, 내가 어떻게 살아야 할지, 내 삶의 방식에서 무엇이 내게 어려움을 주는지 일목요연하게 보여주는 성격 및 라이프스타일 진단법이다. 황 전 교수가 10여 년에 걸쳐 직접 개발했다. 위즈덤센터 홈페이지를 통해 자신이 어떤 성향인지 진단해 볼 수 있다.

그는 “스스로 믿는 나와 남들이 보는 내가 차이를 보일 때 자기를 잃어버리고 사회에서 적응하기 힘들어진다”며 “WPI는 내가 조직에서 어떤 사회적 역할을 하는지에 대한 외적 프레임이 아니라 내가 어떤 사람인지 스스로 진단하고 내면을 깨닫게 하는 기준”이라고 말했다.

이 책을 읽는 또 다른 재미는 중간중간 등장하는 귀여운 고양이 사진들이다. 황 전 교수는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자기 마음을 궁금해하는 분들의 심리는 ‘고양이과’ 심리를 갖고 있다”며 “고양이는 자기만의 공간이나 자기 특성을 유지하는 동시에 다른 동물이나 집단에 어울려 사는 걸 힘들어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요즘 많은 젊은이들이 가진 심리 상태와 부합하기 때문에 상담 사연에 등장하는 많은 분의 멘탈(정신)을 상징하는 동물로 집어넣었다”고 설명했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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