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맛 줄이고 쌉싸름한 맛 추가
[ 김재후 기자 ] 해태제과의 대표적인 장수과자 ‘맛동산’의 새로운 맛이 나왔다. 1975년 맛동산 출시 후 44년 만이다. 해태제과는 28일 ‘맛동산 흑당쇼콜라맛’(사진)을 출시했다고 밝혔다. 맛동산은 기존 제품에 이어 두 종류로 늘어나게 된다.
‘흑당쇼콜라’라는 제품명에 새로운 맛의 비밀이 숨겨져 있다. 흑당은 과자에 많이 쓰이는 백당보다 정제가 덜 된 당으로 단맛은 덜하고 미네랄 등이 함유돼 있다. 수정과, 약밥, 약과 등에 흑당이 쓰이는데 말 그대로 검다. 2세대 맛동산은 기존 제품보다 검어졌다.
쇼콜라는 초콜릿의 프랑스어다. 초콜릿을 쓴 건 아니고 초콜릿을 만들 때 쓰이는 카카오를 사용했다. 카카오를 직접 쓴 건 국내 스낵과자 중 처음이다. 단맛이 덜한 흑당과 쓴맛이 강한 카카오를 맛동산에 넣어 단맛은 낮추고 쌉싸름한 맛을 넣었다는 설명이다. 땅콩과 섞여 있기 때문에 쌉싸름함과 고소함이 어우러진 맛이 난다.
해태제과 관계자는 “44년간 인기를 끈 맛동산의 본래 맛은 유지하면서도 단맛을 줄이고 쌉싸름함을 더해 젊은 층에 다가가려 노력했다”며 “카카오를 반죽 단계에서 갈아 넣어 새 제품은 과자 속까지 까만 게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맛동산은 전통의 스낵과자 중 하나다. 중장년층에겐 전통의 CM송이 귀에 익은 익숙한 제품이다. 야유회, 생일 등 행사에 빠지지 않았다. 출시 후 지난해까지 맛동산은 1조5600억원어치가 팔렸다. 물량으로 따지면 29억 봉지로, 국민 한 명당 60봉지를 먹은 셈이다.
식품시장 조사회사 AC닐슨에 따르면 지난해 맛동산 매출은 478억원이었다. 전체 스낵 제품 가운데 6위에 이름을 올렸다. 6위보다 순위가 높은 것은 제품마다 맛이 4개 이상인 과자들이다. 많은 제품은 35개까지 맛을 다양화했다. 맛동산은 오리지널맛 한 가지의 매출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대개 과자 브랜드가 한 번 뜨면 충성고객에 더해 새로운 고객을 유입시키기 위해 맛을 확장한다”며 “과자시장도 트렌드가 빨라 대개 반 년에 한 번씩 새로운 맛을 내는 데 비해 맛동산은 44년간 한 가지 맛으로만 승부를 걸어왔는데 이는 이례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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