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2010선 등락 코스피 '신중론' 여전…수급 상황 '불안'

입력 2018-10-31 10:53  

코스피지수가 미 증시 급등에도 불구하고 2010선에서 등락을 나타내고 있다. 전문가들은 수급 상황이 여의치 않고, 변동성 국면이 지속되는 만큼 당분간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31일 오전 10시40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35포인트(0.07%) 상승한 2016.04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상승 출발한 코스피지수는 방향성을 잡지 못하고 2010선에서 등락을 지속하고 있다. 코스닥지수는 0.40% 상승하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의 주식에 대해 반대매매가 나오면서 수급이 악화한 데 따른 여파로 풀이된다. 전날 반대매매 물량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증권사들이 내놓은 반대매매 매물은 호가 기준으로 유가증권시장 451억원, 코스닥시장 556억원으로 총 1007억원에 달했다. 이는 역대 최고치로, 금융위기 당시 2008년 10월27일 851억원도 뛰어넘었다.

반대매매는 투자자가 증권사 돈을 빌려 매수한 주식(신용거래) 가치가 일정 수준 아래로 떨어지거나 외상거래로 산 주식(미수거래)에 대해 결제대금을 납입하지 못하는 경우 증권사가 주식을 강제로 팔아 채권을 회수하는 것을 의미한다.

한지영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수급이 악화된 배경은 최근 증시 급락으로 개인들의 신용매수 반대매매 물량이 급증한 영향도 존재한다"며 "신용을 활용한 레버리지성 자금은 강세장에서 증시 상승 탄력을 강화하는 호재지만, 약세장에선 담보비율 부족과 현금 부족에 따른 반대매매 출회로 시장 추가 하락을 부추기는 악재로 변한다"고 지적했다.

최근 신용잔고 금액이 감소했지만, 추가 반대매매 출회에 대한 경계감을 유지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코스피 시가총액 대비 신용잔고 비율은 0.40%로 과거 3년 평균치(0.26%)를 상회하고 있다. 코스닥 신용장고 비율도 2.34%로 과거 3년 평균치(1.88%)를 웃돌고 있다.

개별 종목의 변동성도 크게 확대됐다. 전날 코스피의 변동성완화장치(정적, 동적 합산)는 454회, 코스닥은 1285회로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한 연구원은 "장 전 동시호가 때 반대매매 물량 등 수급상 악재와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 불안감 등 거시적인 악재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장중 개별 종목 변동성이 크게 확대된 모습"이라며 "주가 급변시 시장 안정화를 위해 시행되는 변동성완화장치(정적,동적합산) 일중 발동건수는 코스피는 10월 평균 106회로 지난 1~9월 평균(60회)보다 75% 증가했고, 코스닥도 250회로 1~9월 평균(109회)보다 129%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또 외국인 수급 개선도 녹록지 않다는 지적이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한동안 강한 순매도와 지수 하락에도 환율은 박스권 상단이 막혀있는 흐름을 보여왔다"며 "지난주 이후 증시 급락 과정에서 원달러 환율 상승이 다시 가파르게 진행돼 2010년 이후 상위 25% 수준에 근접하고 있지만, 외국인이 확신을 가지기 충분한 레벨로 보기엔 다소 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당분간 보수적 접근을 유지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한 연구원은 "미중 무역협상 힌트가 제공되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되는 11월6일 중간선거(한국시간 8일 발표 예상), 7~8일 FOMC 회의 이전까지는 보수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

홍춘욱 키움증권 연구원도 "11월 초까진 변동성 확대 국면이 지속될 전망"이라며 "미국 중앙은행의 공격적 금리인상 우려가 여전한 데다 중간선거를 앞둔 불확실성도 증시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예상했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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