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사례로 평가받아야 진짜 기술"
“사용자들에게 외면 받는다면 훌륭한 기술도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최근 한경닷컴과 인터뷰한 배상욱 에이치닥 테크놀로지(HdacTechnology) 최고운영자(COO·사진)는 블록체인 기술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정대선 현대BS&C 사장이 설립한 에이치닥은 ‘세상의 모든 사물을 블록체인으로 연결한다’는 기치를 내걸고 사물인터넷(IoT)과 사물간 통신(M2M)에 특화된 블록체인 생태계를 개발하고 있다.
프라이빗 블록체인의 처리 속도와 퍼블릭 블록체인의 신뢰성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블록체인 플랫폼 에이치닥을 통해 ‘IoT-블록체인 융합 생태계’를 조성하고 △스마트홈 △스마트 팩토리 △스마트 빌딩 등 일상 생활과 밀접한 영역에 최적의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구상이다.
배 COO는 “에이치닥의 경쟁력은 현실 적용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라며 “사실 우리는 블록체인 업체 가운데 후발주자에 해당한다. 기술적 우위를 점하기 쉽지 않아 엔터프라이즈 지향적 시각으로 기술을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처음부터 사업화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적용도 용이했다. 그는 “실제 적용 가능성과 상용화, 이종(異種) 블록체인 간 결합 등에 노하우를 확보했다”며 “IoT에 특화된 만큼 실생활 적용 사례를 가장 먼저, 많이 만들어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된 솔루션도 발표했다. 배 COO는 “미국에서 열린 ‘IoT-블록체인 서밋 2018’에서 블록체인 어댑터 ‘H-UMBA(Hdac Universal Multitenancy Blockchain Adapter)’를 공개했다”며 “상호 호환되지 않는 IoT 플랫폼을 연결시키는 이 기술이 호환성 이슈를 해결하고 블록체인 기술 기반 IoT 플랫폼 산업이 사업적으로 성장할 기반을 만들어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H-UMBA는 서로 다른 플랫폼을 사용하는 IoT 장치끼리 제어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도록 연결하는 세계 최초의 IoT 플랫폼 아키텍처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용 애플리케이션이 iOS에서 작동하지 않듯 서로 다른 퍼블릭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프라이빗체인들은 호환이 불가능한다. 때문에 막대한 플랫폼 인프라 낭비가 생긴다.
에이치닥은 자체 블록체인을 연결하다가 이같은 문제를 발견했다. 배 COO는 “내부 퍼블릭 체인과 프라이빗 체인 호환을 가능하게 하는 ‘브릿지 노드(Bridge Node)’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서로 다른 블록체인들도 연결할 수 있을 것이란 아이디어로 발전했다”면서 “이를 외부로 확대해 현실화한 결과물이 바로 H-UMBA”라고 설명했다.
에이치닥은 H-UMBA 국내 특허 출원을 완료했고 미국·영국·독일 등 주요 국가에서도 특허 출원을 진행 중이다.
배 COO는 H-UMBA가 산업용 서비스에서 각광받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블록체인 기반의 기업형 IoT 서비스는 앞으로 다른 블록체인과의 소통과 호환이 더욱 중요한 발전요소로 작용할 것”이라며 “공장의 공조기를 원격 유지·보수하는 업체들은 관련 비용을 에이치닥 암호화폐뿐 아니라 다른 블록체인 기반의 지불형 암호화폐로 받고자 할 수 있다. 블록체인 간 호환성이 떨어지면 이러한 사용자 요구에 부응할 수 없다”고 했다.
또 “우리는 엔터프라이즈 블록체인 플랫폼을 지향하므로 사용자의 활용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면 다른 블록체인과의 협력에 주저할 이유가 없다”며 “우리 기술을 과감히 다른 체인들과 공유하고 우리도 타 체인들이 보유한 훌륭한 기술들을 수용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에이치닥의 향후 계획과 관련해서도 “빠른 시일 내에 인공지능(AI)을 적용해 IoT 플랫폼 고도화를 꾀할 계획”이라며 “현재 음성인식 AI 기술에 특화된 독일, 스위스 연구기관, AI 전문가들과 협력을 모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에는 AI 전문가로 구성된 구성된 DUA(Drogen Und Analytik)과 전략적 업무 제휴 협약도 맺었다.
그는 “결국 블록체인이 자리잡으려면 서비스가 가장 중요하다. 에이치닥은 기업들이 손쉽게 블록체인과 IoT 융합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면서 “오픈 소스, 오픈 API 정책으로 블록체인과 IoT 기술 커뮤니티 모두의 발전에 기여해나갈 것”이라고 약속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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