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임금 상승률 10년 만에 최대…성장이 이끄는 '고용 호황'

입력 2018-11-01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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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민간부문 임금 3.1% 증가

트럼프 "600만명 이상 직업훈련"
일자리 수 이어 質 높이기 나서

10월 실업수당 수급자 163만명
45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져



[ 주용석 기자 ] 미국의 민간부문 임금이 10년 만에 최대 폭으로 올랐다. 경제 호황에 힘입어 고용시장이 좋아진 덕분이다. 경제 성장세가 가팔라지면서 임금을 끌어올리는 모습이다. 이런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기업들이 600만 명 이상에게 교육훈련 기회를 제공하기로 약속했다”고 발표했다. 직업훈련을 통해 일자리 수를 늘리는 것은 물론 일자리 질(생산성)까지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민간부문 임금은 1년 전보다 3.1% 증가했다. 2008년 2분기 3.1% 이후 최대 증가율이다. 캐피털이코노믹스의 경제전문가 마이클 피어스는 “최근 몇 분기에 걸쳐 임금이 추세적으로 오르고 있다”며 “앞으로도 임금 증가가 가속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에 따라 2일 발표될 노동부의 ‘10월 고용보고서’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경제전문가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0월 민간부문 시간당 평균임금은 2009년 이후 처음으로 3% 이상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일자리도 시장 예상보다 더 늘어날 전망이다. 노동부 고용보고서의 예고편 성격으로 이날 발표된 민간기관 ADP 보고서를 보면 10월 민간부문 일자리(비농업 분야)는 전달보다 22만7000명 늘어 WSJ가 집계한 시장전망치(18만 명)를 웃돌았다. 미 노동부가 1일 발표한 10월 셋째주 기준 실업수당 수급자는 163만 명으로 1973년 7월 이후 최소를 기록했다.

최근 미국 증시가 조정을 보이고 내년 이후 경제 성장이 둔화될 것이란 우려가 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경제 성장이 고용시장 호황으로 이어지고 있다.

미국은 지난 9월 실업률이 3.7%로 49년 만에 최저를 기록한 데다 현재 실업자가 모두 취직해도 빈 일자리가 90만 개에 달할 만큼 일자리가 남아돈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구인난 해소를 위해 임금을 올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백악관은 기업과 각종 협회가 600만 명 이상에게 직업훈련 기회를 제공하기로 약속했다고 이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월 직업훈련 전략 개발 등을 담당하는 미국노동자전국위원회 설립을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월마트, IBM, 페덱스, 애플, 보잉 등 20개 이상 기업들이 향후 5년간 380만 명에 대한 직업훈련을 약속했다고 밝혔다.

그로부터 약 3개월 만에 100여 개 기업과 협회가 이 캠페인에 가세했고 이들 기업이 직업훈련 기회를 제공하겠다고 약속한 인원이 600만 명 이상으로 늘어났다. 백악관은 “직업훈련을 통해 기술 습득과 경력 개발이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장녀인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선임고문은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고용주들이 적절한 기술을 지닌 근로자를 충분히 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직업훈련을 통해 이런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WSJ에 따르면 기술 분야를 중심으로 미국 직업의 20%는 1980년대에는 존재하지 않았다. 톰 도나휴 미국 상공회의소 회장은 전날 일자리 콘퍼런스에서 “미국 경제는 기술, 자동화, 세계화 등으로 급격히 변하고 있다”며 “인력난과 근로자의 기술 부족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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