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수율 바닥에 우산 공유사업 실패한 한·중…일본은 성공할까

입력 2018-11-01 17:38   수정 2018-11-01 18:03

일본에서 다음달부터 우산 공유 서비스가 시작된다. 한국, 중국에서 회수율이 0~10%에 불과해 실패로 돌아갔던 사업인 까닭에 성공 여부가 주목된다. 8개월 전 시행한 시범 서비스에선 거의 대부분의 우산이 회수돼 향후 성공적으로 자리잡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전문가들은 “공유경제 활성화의 가장 큰 장벽은 정부 규제가 아닌 시민의식”이라고 지적했다.

일본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네이처이노베이션은 다음달부터 도쿄 시부야역에서 우산을 함께 이용하는 ‘아이카사(함께우산 이라는 뜻·사진) 서비스’를 시작한다. 관광 안내소, 상업시설, 음식점 등 50곳에 전용 보관함을 만들어 우산 1000개를 대여한다. 70엔(약 700원)만 지불하면 횟수에 상관 없이 하루종일 빌릴 수 있다. 스마트폰으로 손잡이에 있는 QR코드를 찍으면 메신저 라인 앱(응용프로그램)에서 계좌를 등록해 비용을 낸다. 손잡이에 도난 방지용 다이얼이 있어 반납하지 않으면 계속 쓰는 것으로 간주해 자동 결제된다.


지난 3~4월 시범 서비스를 진행했을 때 150개 중 회수되지 않은 우산은 몇 개에 그쳤다. 일본에서 연 8000만개 우산이 팔리며 그 중 5000만개가 폐기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마루 카와 네이처이노베이션 사장은 “대량 폐기되는 비닐 우산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처는 비올 때 소비자의 행동 패턴을 분석해 마케팅 자료로 판매하고, 광고용 그림과 문구를 우산에 부착할 예정이다. 2020년까지 대도시와 관광지 등에으로 서비스 지역을 확대해 3만개 우산을 대여할 방침이다. 싱가포르 위치기반 서비스업체 네스티아도 12곳에서 우산 공유 서비스를 지난달 시작했다.

반면 한국과 중국에서 지난해 시행한 우산 공유 서비스는 회수율이 0~10%에 그쳐 모두 실패로 돌아갔다. 서울 강남구는 지난해 7월부터 구청, 보건소, 22개 동 주민센터에서 우산 450개를 무료로 빌려주는 서비스를 시작했으나 현재 회수된 우산은 30~40개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우산 공유 스타트업 e우산은 지난해 4월부터 중국 11개 도시의 기차, 버스 정류장에서 우산 공유 서비스를 시작했다. 19위안(약 3100원)의 보증금을 받고 30분당 이용금액은 0.5위안(약 81원)으로 정했다. 우산을 반납한 뒤 보증급을 받아가는 방식이다. 네이처와 마찬가지로 모바일 앱으로 결제하는 시스템이다. 하지만 서비스를 시작한 뒤 3개월만에 30만개 우산이 거의 모두 돌아오지 않았다.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중국에서 공유경제가 지속되려면 도덕적 각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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