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에로쑈핑 대박 뒤엔…협력中企 700개 있었다

입력 2018-11-01 18:06  

이색 상품에 꽂힌 2030

주말에만 1만7000여명 몰려
침체된 오프라인 유통서 '돌풍'
연내 논현·의왕·가산·명동점 오픈

中企가 상품 85% 4만여개 공급
찾기 힘든 아이디어 제품 많아



[ 류시훈 기자 ] “우리 쇼핑몰에도 좀 들어와 줄 수 없을까요.”

이마트가 운영하는 만물상 콘셉트의 잡화점인 삐에로쑈핑 사업부엔 이런 문의가 줄을 잇는다. 수도권과 지방의 중소형 쇼핑몰뿐만이 아니다. 주요 상권의 건물주 중에서도 ‘러브콜’을 보내는 이가 적지 않다. “스타벅스의 확장기에 건물주들이 매장을 들여놓으려 애쓰던 모습이 오버랩된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이마트는 삐에로쑈핑 유치 경쟁 조짐을 부담스러워한다. 매장 수를 급격하게 늘리기보다 신중히 출점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삐에로쑈핑은 재미있는 콘셉트 매장에 톡톡 튀는 상품을 앞세워 젊은 소비자 사이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오프라인 유통이 온라인에 밀려 침체를 겪고 있는 가운데 나타난 이례적 현상이다. 돌풍은 숫자가 보여준다. 지난 6월 말 문을 연 1호점인 서울 삼성동 코엑스몰점엔 주말 평균 1만여 명, 평일 8000여 명이 몰리고 있다. 9월 개장한 2호점인 동대문 두산타워점 방문객도 주말 7700여 명, 평일 4800여 명에 달하고 있다.

이마트는 이달부터 12월 말까지 논현점 의왕점 가산W몰점 명동점 등을 잇달아 연다. 중소기업유통센터가 서울 목동에서 운영 중인 행복한백화점에도 입접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행복한백화점 측의 요청이 있었다.


삐에로쑈핑이 단기간에 핫플레이스로 떠오른 원동력은 중소기업이 주도해 납품하는 4만여 개의 상품 경쟁력이다. 삐에로쑈핑은 소비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기존 오프라인 매장에선 보기 어려웠던 재미있는 상품들이 필요했다. 튀는 아이디어 상품을 갖고 있으면서도 마땅한 판로가 없었던 중소기업들을 찾아 나선 이유다.

삐에로쑈핑 바이어들은 온라인에서 화제가 됐는데도 실제로 오프라인에선 상품을 구입하기 쉽지 않았거나, 해외여행 때 사야할 필수 아이템인데도 국내에선 찾아보기 어려운 상품 발굴에 힘을 쏟았다. 이를 통해 130여 개 중소업체를 새로 찾아내 삐에로쑈핑에 상품을 공급하도록 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삐에로쑈핑은 소비자를 끌어들일 수 있는 상품을, 중소기업은 매출 및 브랜드 인지도 상승과 사업 확대 기회를 얻는 상생의 생태계가 구축돼 가고 있다”고 말했다.

삐에로쑈핑에 물건을 공급하는 820개 협력회사 가운데 중소 제조사와 중소 상품공급사 수는 전체의 약 85%(700여 개)다. 상품군별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중소기업 제품이 압도적으로 높다. 베이비용품 및 장난감의 중기 제품 매출 비중이 97.0%다. 그 뒤를 패션(93.2%) 가전제품(89.2%) 가공식품(81.2%) 생활용품(65.5%) 등이 잇고 있다.

그동안 온라인 판매에만 주력했던 중소기업들은 오프라인 채널인 삐에로쑈핑의 등장을 반기고 있다.

텀블러 머그잔 접시 등 주방용품을 생산하는 릴팡의 문동준 부사장은 “우리가 생산하는 거의 모든 종류의 제품을 진열할 수 있는 공간이 생겨 최근에 다른 도매상들과 소비자 문의가 크게 늘었다”고 전했다.

식초를 이용한 건강 음료를 생산하는 성박의 성완영 대표는 “건강하면서 맛있는 탄산음료를 만들자는 아이디어 하나로 시작한 음료 사업이 삐에로쑈핑 입점을 계기로 안정권에 진입했다”며 “이를 기반으로 신상품 개발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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