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가 나홀로 호황을 맞으면서 미국 중앙은행(Fed)은 2017년 이후 여섯 차례나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Fed는 앞으로도 3~4회 추가 인상을 시사하고 있다. 미국의 금리 인상에 따라 최근 보험료를 달러로 내고 보험금도 달러로 받는 달러보험에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 미국 경제 회복세와 미국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을 고려해 달러화 강세에 베팅하려는 투자자가 증가한 것이다.
국민은행의 판매액을 보면 올 들어 9월까지 달러보험은 거치식 상품 기준으로 약 830억원어치가 팔렸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약 2배에 달하는 규모다. 달러보험은 2003년부터 판매된 스테디셀러지만 유독 최근 들어 판매가 급증했다. 최근 자산가들을 중심으로 달러 투자 수요가 증가하며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이다. 자산 포트폴리오에 외화자산을 포함시키는 통화 분산이 우량(VIP) 고객들에게 어필하면서 달러 자산을 늘리고 있는 것이다.
달러예금보다 유리한 달러보험의 상품 조건도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달러보험은 연 3.5~4%대 확정금리를 적용하는데 이는 만기 1년 기준 약 2.5%대인 달러예금보다 높다. 일정 한도 이내에서는 10년간 유지하면 이자수익에 대해 비과세도 가능해 과세 대상인 달러예금보다 수익률이 더 올라간다. 환차익에도 세금이 붙지 않아 만기에 달러를 받을 때 환율이 올라가면 추가 수익을 거둘 수 있다. 반대로 환율이 내려가면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으나 환율이 오를 때까지 달러를 보유할 만한 여유가 있다면 손실을 방어할 수 있다.
달러보험은 은행이 판매하는 보험상품에서는 거의 찾아볼 수 없는 높은 고정금리를 주는 상품이라는 점도 안전성을 선호하는 투자자들에게 인기가 있는 이유 중 하나다. 10년 만기 달러 연금보험의 경우 확정금리 연 3.76%, 달러 저축보험의 경우 확정금리 연 4.1%가 적용되는 상품이 판매되고 있다. 금리가 8%대로 적용되는 달러주가연계증권(ELS) 상품도 있지만, 시장 상황에 따라 손실을 볼 수도 있어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투자자에게는 적합하지 않다.
종합과세 등 세금에 관심이 많은 투자자는 과세이연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외화연금은 연금수령으로 원금을 초과할 때까지, 외화 저축은 만기까지 과세이연이 가능하다.
‘주식보다 어려운 것이 환율’이라는 말을 흔히 한다. 그만큼 예측이 쉽지 않다는 이야기일 것이다. 하지만 국가 간의 무역균형을 이루기 위해 장기적으로 환율은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다고 한다. 더군다나 선진국과의 환율은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높지 않다고 볼 수 있다.
1년에 해외여행 한두 번 다녀오는 것이 특별하다고 느껴지지 않는 요즘, 여행과 자녀유학 등 실사용 목적에서도 달러 소유가 일반화되고 있다. 달러보험 및 위안화보험은 단기 투자를 목적으로 하는 것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실사용 목적이나 통화분산을 통한 안정적인 자산관리 측면에서 접근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글로벌 시대에 맞게 금융자산 관리도 원화뿐만 아니라 다양한 통화를 이용해 보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다.
민병혁 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수석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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