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카카오은행(이하 카카오뱅크)이 새로운 서비스를 잇달아 출시하며 시중은행과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대출 중도상환,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수수료 면제 등 카카오뱅크 만의 독자적인 서비스를 동력으로 은행권의 메기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의 '내 신용정보' 서비스가 최근 재테크·투자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이는 카카오뱅크가 지난달 말 출시한 서비스로 △신용점수 △카드 이용 금액 △대출 보유 현황 △연체내역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신용관리 서비스다.
1금융권에서 카카오뱅크가 최초로 선보이면서 서비스 출시 하루 만에 이용자 수 14만명을 기록했다. 서비스 홍보를 위한 경품 제공 행사가 인기에 한 몫 했지만 그보다 신용점수를 궁금해 하던 고객들의 가려운 부분을 긁어주었단 점이 인기요인으로 꼽힌다.
한 재테크 커뮤니티 이용자는 "신용 조회가 신용등급 하락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믿을 만한 곳이 없어 신용조회를 하지 않고 있었다"며 "1금융권인 카카오뱅크가 제공하는 서비스라 마음 편하게 이용했다"고 말했다.
작년 7월 출범 후 줄곧 고수하고 있는 대출상품 중도상환수수료 면제 정책은 전 은행권 시행을 바라보고 있다.
현재 전 은행권에서 모든 대출상품에 중도상환수수료를 면제하는 은행은 카카오뱅크가 유일하다. 인터넷전문은행 1호인 케이뱅크는 대출상품에 중도상환 수수료를 부과한다.
카카오뱅크에 따르면 작년 7월 말부터 올해 9월 말까지 대출 고객의 46%인 10만5229명이 대출금(2조123억원)을 중도상환했다. 중도상환수수료가 0.7%라고 가정했을 때 약 70억원의 수수료가 절감된 셈이다.
올해 국감에서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대출 중도상환수수료 인하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타 은행들도 중도상환수수료를 면제하거나 내릴 것이란 소비자들의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작년부터 은행권에 불어온 ATM 수수료 면제, 해외송금 서비스 인하 바람도 카카오뱅크의 등장과 함께 시작됐다.
카카오뱅크는 현재 ATM 수수료를 전액 면제하고 있다. 고객들은 12만대에 이르는 전국의 모든 ATM에서 수수료를 물지 않고 현금 입·출금, 이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해외송금 서비스는 전신료, 중개수수료, 수취수수료를 면제했다. 송금액, 송금 대상국가에 따라 건당 5000원~1만원의 수수료를 부과한다.
이에 시중은행들 역시 편의점과 업무협약을 체결해 ATM 수수료를 면제하거나 낮추고, 해외송금 서비스는 수시로 이벤트를 열어 카카오뱅크와 비슷하거나 낮은 수준의 수수료를 책정하고 있다.
은행업계는 모바일 기반 서비스 확대, 기존 은행들 간의 가격 경쟁 촉진 등 금융당국이 당초 유도했던 '메기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카카오뱅크의 등장으로 은행업계의 모바일 환경, 수수료 부과 정책 등이 크게 바뀌었다"며 "앞으로도 시중은행들은 카카오뱅크와 같은 인터넷전문은행들과 경쟁하며 예적금 금리나 대출 상품의 수수료 체계 등을 조금씩 손볼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다.
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