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분변경' 말리부, 디젤 추가로 판매증대 모색
법인물량 뺀 쏘나타에 추격 의지
쉐보레 말리부가 중형 세단 경쟁 구도를 안갯속으로 몰아가고 있다. 한동안 '철수설'로 부진했던 말리부가 기운을 내면서 국산 중형차 4인방(쏘나타·K5·SM6·말리부)의 판촉전이 달아오를 조짐이다.
말리부는 11월께 신형 모델 출시를 앞두고 뒷심을 내고 있다. 지난 9월 내수 시장에서 2290대 팔려 가솔린 판매 부문에선 쏘나타를 제쳤다. 물론 전체 판매량만 보면 쏘나타와 K5에 뒤진다. 그런데 말리부에 디젤 및 LPG(법인 택시, 렌터카) 모델이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나름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GM 관계자는 "말리부는 가솔린 2.0 및 1.5 터보 2개 모델만 팔리고 있다"며 "경쟁 차종 대비 라인업이 부족한데, 가솔린 판매만 집계하면 말리부가 일반 소비자들에게 선택받고 있다는 게 고무적"이라고 강조했다.
말리부는 10월에도 2000여대 가량 팔리는 등 법인 물량을 뺀 쏘나타에 추격 의지를 다지고 있다. 디젤 및 LPG를 제외한 지난달 쏘나타 판매량은 3034대, K5는 2393대, SM6는 1091대로 각각 집계됐다. 특히 쉐보레가 올들어 내수 판매량이 반토막 난 점을 감안하면 말리부의 반격은 눈에 띈다.
한국GM이 기대하는 대목은 말리부 '신차 효과'다. 말리부는 이달 중 3년 만에 디자인을 바꾸고 새롭게 출시된다. 그 과정에서 1.6L 디젤 모델이 합류한다. 디자인을 바꾼 신차 효과에 디젤 모델까지 더해지면 지금보다 판매량은 더 늘어날 것으로 회사측은 기대하고 있다.
현대·기아차, 르노삼성차 등 경쟁사가 말리부의 반격에 기분이 썩 좋지 않은 이유도 일반 판매에 강세를 보여서다. 쏘나타, K5는 국내 중형 '투톱'이다. 다만 전체 판매량 가운데 절반은 택시, 렌터카 등 법인 수요로 구성돼 있다. 소비자들은 여전히 쏘나타, K5, SM6와 함께 말리부를 쇼핑리스트에 올려놓고 비교한다.
이제 시장에선 '쏘나타=중형차 절대강자' 공식이 깨지고 있다. 쏘나타의 경우 일반인의 선택 비중이 낮다는 것은 불편한 진실이다. 택시, 렌터카 등 법인에 팔리는 비중이 절반에 달한다. 과거 쏘나타 구매자들이 한 체급 높은 그랜저로 갈아타는 것도 중형시장 판도 변화를 몰고왔다.
연간 20만대 수요를 형성했던 중형시장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인기에 밀려 예전보다 작아졌다. 현대차가 내년 상반기에 LF쏘나타 풀 체인지 모델을 5년 만에 선보일 계획을 세운 것도 변화된 시장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말리부 입장에선 쉐보레의 브랜드력이 악화됐다는 게 마라톤 경쟁을 의심하게 만든다. 한국GM은 말리부 상품변경 차량 출시와 함께 회사 이미지 개선 작업도 병행돼야 한다. 온라인 포털이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선 "차(말리부)는 좋지만 망해가는 회사 차여서 구매가 꺼려진다"는 의견이 많이 올라온다.
이럴때 일수록 신차 마케팅 방향이 중요하다. 신영식 한국GM 최고마케팅책임자는 "신형 말리부의 최대 강점인 성능과 디자인을 앞세우겠다"고 말했다.
김정훈 한경닷컴 기자 lenn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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