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솔제지, 덴마크·獨 계열사 매각
감열지 생산에 집중키로
한솔홀딩스는 200억에
계열사 신텍 지분 정리
제지업체 M&A도 저울질
[ 김익환 기자 ] ▶마켓인사이트 11월6일 오후 4시35분
한솔그룹이 비주력 계열사와 부동산 등 자산을 과감하게 매각하고 있다. 이를 통해 지주회사 한솔홀딩스와 주력 계열사 한솔제지의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사업 역량을 높이고 있다. 자산과 사업 리모델링을 통해 한솔그룹의 가치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솔제지는 덴마크 계열사인 한솔덴마크와 독일 계열사인 R+S그룹의 경영권을 각각 213억원, 82억원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고 6일 공시했다. 처분 예정일은 다음달 17일이다. 매각할 두 계열사는 영화표와 영수증 등으로 쓰는 감열지 유통·가공업체다. 감열지는 열을 받으면 색상이 변하는 종이다.
한솔제지는 유럽 감열지 시장 진출을 위해 2013년 한솔덴마크, 2015년 R+S그룹을 인수했다. 두 회사는 연간 순이익이 10억~30억원 수준에 그쳐 실적 기여도가 높지 않았다. 올 상반기 한솔덴마크는 매출 633억원에 순이익 7억원, R+S는 매출 303억원에 순이익 15억원을 각각 올렸다. 한솔제지는 올 상반기 매출 9598억원, 순이익은 319억원을 기록했다. 한솔제지 측은 “감열지 생산 사업에 역량을 모으기 위해 감열지 유통·가공사업을 하는 두 회사를 처분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한솔제지의 전체 매출에서 감열지가 차지하는 비중은 20% 안팎이지만 향후 생산 규모를 크게 늘릴 계획이다. 한솔제지는 또 지난해 말 경기 오산공장 부지 일부(면적 3만6668㎡)를 222억원에 매각했다.
한솔제지 모회사인 한솔홀딩스도 지난 4월 부실이 깊어가던 계열사 한솔신텍(현 신텍) 경영권을 200억원에 처분했다. 한솔신텍은 플랜트 설비를 생산하는 업체다. 한솔홀딩스는 강원 원주 오크밸리 리조트를 운영하는 한솔개발 지분 91.43% 매각도 타진하고 있다.
비주력 계열사 매각 등으로 한솔홀딩스와 한솔제지의 실적과 재무구조는 개선되고 있다. 한솔홀딩스의 올해 연결기준 영업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280억원으로 흑자전환이 예상된다. 지난 6월 말 연결기준 이 회사 부채비율은 185.28%로, 작년 말(211.48%)보다 26.20%포인트 하락했다. 한솔제지의 올해 영업익 컨센서스는 1426억원으로, 지난해(675억원)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사업 재편으로 내실을 다지고 있는 한솔그룹은 제지 업체의 인수합병(M&A)을 저울질하고 있다. 내년 상반기 매물로 등장할 것으로 관측되는 신문용지 업체 전주페이퍼와 국내 최대 골판지 회사인 태림포장의 경영권을 노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제지업계 관계자는 “한솔제지가 비주력 계열사 등을 매각하면서 상당한 자금을 축적하고 있다”며 “본격적인 의사를 드러내지는 않고 있지만 태림포장 등에 대한 인수 의지가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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