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경훈 기자 ]
검은 복장의 세 여인이 거꾸로 몸을 세워, 다리를 벽에 기대고 있다. 인물들의 그림자가 벽과 바닥에 드리워져 세 개의 삼각형이 생겼다. 프랑스 사진가 쥘리에트 주르댕의 ‘원더스(wonders)’ 시리즈의 하나인데 인체, 인공구조물, 음영이 기하학적 균형을 이뤘다. 주르댕의 작품은 20세기 사진예술 흐름의 하나였던 ‘뉴 비전’을 21세기의 감각으로 부활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1920년대 바우하우스 교수였던 모호이 나지가 이끈 뉴 비전은 전통적 사진에 디자인, 몽타주, 포토그램 등의 새로운 기법을 도입해 사진의 지평을 넓힌 예술 운동이었다. 사진이 존재하는 피사체를 그대로 담는다는 생각을 넘어서려는 시도였다. 주르댕은 이 작품에 사람들을 등장시켰지만, 인성(人性)을 드러내지 않았다. 사진으로 표현됐지만, 여러 다른 장르의 예술이 그 안에 존재한다.(자료제공 옐로우코너)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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