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여성 파워 '블루웨이브' vs 트럼프 지지한 '레드웨이브'…팽팽한 균형

입력 2018-11-07 17:45  

美 정치지형 재편

민주당, 하원 230석 안팎 확보
공화당, 상원서 예상밖 선전
의석수 51석→55석 안팎 전망



[ 주용석 기자 ] ‘블루웨이브(민주당 물결) 못지않게 레드 웨이브(공화당 물결)도 거셌다.’

6일(현지시간) 치러진 미국 중간선거 결과는 예측대로였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파워는 예상보다 강했다. 최대 승부처였던 하원에선 민주당이 8년 만에 승리했다. 하지만 상원은 공화당이 수성을 넘어 의석 수를 더 늘렸다. CNN은 “민주당에 오늘밤은 하원에선 위대한 밤, 상원에선 나쁜 밤”이라고 전했다.


민주당은 435석이 걸린 하원 선거에서 230석 안팎(잠정치)의 의석을 확보할 것으로 집계됐다고 미 언론은 보도했다. 지금(193석)보다 의석 수를 크게 늘리며 과반 의석(218석 이상)을 확보했다. 공화당은 235석에서 200석 안팎으로 의석이 줄었다.

주지사 선거에서도 민주당이 약진했다. 현재는 공화당 33개 주, 민주당 16개 주, 무소속 1개 주이지만 미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민주당은 최소 6개 주를 추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공화당 주지사가 버티고 있는 일리노이주 등을 민주당이 탈환할 것으로 예상됐다. 공화당은 그만큼의 주지사 자리를 잃는다는 얘기다.

하지만 상원에선 공화당이 기대 이상으로 선전했다. 당초 여론조사에선 공화당 51석, 민주당 49석인 현재 상원 의석분포가 크게 바뀌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 많았다. 민주당은 상·하원 석권을 기대하기도 했다.

막상 뚜껑을 연 결과는 딴판이었다. 공화당은 민주당의 거센 도전을 받은 텍사스, 테네시, 미시시피 등에서 기존 의석을 지켰을 뿐만 아니라 민주당이 차지하고 있던 플로리다, 인디애나, 미주리, 노스다코타 등을 뺏어오는 데 성공했다. 이에 따라 의석 수가 현재 51석에서 55석 안팎으로 늘어날 것으로 미 언론들은 예상했다. 민주당은 45석 안팎으로 줄어든다는 의미다. 이번 상원선거는 새로 뽑는 35명 중 민주당 소속이 26명에 달해 원래부터 공화당에 유리한 구도였다. 하지만 이를 감안해도 공화당이 의석 수를 크게 늘린 건 예상 밖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 윤곽이 어느 정도 드러난 6일 밤 트위터를 통해 “오늘밤 굉장한 성공을 거뒀다. 모두에게 감사한다”며 선거 결과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상·하원에서 엇갈린 결과는 이번 선거가 ‘트럼프 대 반(反)트럼프’ 구도로 치러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막말’ 논란과 강경한 반이민 정책으로 진보 성향 유권자들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등을 돌렸지만, 그에 못지않게 겉으로 잘 드러내지 않지만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샤이 트럼프’들이 대거 결집했다.

공화당이 민주당과 경합한 상원 선거구에서 대거 승리한 것도 ‘트럼프 바람’을 빼곤 설명하기 힘들다. 민주당 정치 스타 베토 오루어크의 도전에 밀려 낙마할 뻔했던 테드 크루즈 텍사스주 상원의원이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유세에 힘입어 가까스로 승리한 게 대표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선거를 자신에 대한 신임투표로 규정하며 대선 레이스를 방불케할 만큼 총력전을 폈다. 공화당이 불리한 여론조사와 달리 상당히 선방하면서 ‘트럼프의 힘’이 재확인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중간선거 선전을 기반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가도가 본격 시작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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