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창원에 있는 부국금속(대표 이정복)은 기존 원통형 스틸 드럼인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 보관 용기를 직육면체형 주물 용기로 개선한 제품을 개발해 관련 특허(방사성 폐기물 저장용기 및 이의 제조방법)를 취득해 제품 개발에 나선다고 8일 밝혔다.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은 원전 내에서 사용된 작업복, 장갑, 부품 등 방사능 함유량이 높지 않은 폐기물을 말한다.
부국금속이 개발한 제품은 기존의 원형 드럼이 아니라 다각형의 형상을 하고 있다. 저장 효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것으로 재질도 구상흑연주철을 사용해 방사능 차폐율과 충격에 대한 저항성을 높였다. 이 때문에 기존 제품과 비교해 저장 용량은 200ℓ에서 250ℓ로, 저장 압력은 80㎏/㎠에서 120㎏/㎠로 개선했다.
국내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은 경주 방사능폐기물 처리장에 처분하고 있다. 연간 200ℓ드럼 기준 2000드럼 가량이 발생하며 지난해 현재 국내 원전에 보관된 방사성폐기물은 총 8만9180드럼이다. 한국수력원자력은 관리 규정에 따라 처리한 후 저장고 등에 보관하며 이중 방사성폐기물의 핵종별 농도가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정한 값 미만이 되면 일반 산업폐기물로 소각이나 매립의 방법으로 처분한다.
문제는 원전 발전 뿐만 아니라 해체 과정에서 나오는 폐기물을 보관할 장소 확보가 쉽지 않고 처리에도 막대한 비용이 든다는 점이다.
지난달 국정감사에서 한수원이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17년 12월 기준 원전 부지 내 12개 임시저장고에 200ℓ들이 드럼 8만1890개 분량의 중저준위 폐기물을 보관하고 있다. 이는 2015년 중저준위 폐기물을 보관하기 위해 지어진 경주 방폐장으로 옮겨진 양(드럼 1만9585개)의 4.18배 수준이다. 드럼 1개당 폐기물 처리비용이 약 1500만원인 점으로 볼 때 전체 처리비용은 1조2000억원으로 추산된다.
이정복 부국금속 대표는 “기존의 원자력 폐기물 저장용기는 강철판을 재료로 원통형의 드럼으로 만들어 적재 효율이 떨어지고 방사능 차폐 성능이 부족할 수 있다”며 “원통형의 기존 제품을 육각형 주물형태로 교체만 해도 방사능 폐기물처리장 사용 연한을 80% 이상 연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1973년 창립한 부국금속은 90년대 중반 수입에 의존하던 유압주물 제품을 국산화해 중장비용 주물을 전문으로 생산하고 있다. 창원=김해연 기자 hay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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