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석 기자 ] 주위를 둘러보면 대부분 물체는 움직이지 않고 정지해 있다. 하지만 정지는 사실 단진동이라 불리는 떨림이다. 테이블을 전자현미경으로 보면 미세한 진동을 볼 수 있다. 그 떨림이 너무 미약해서 인간의 눈으로 볼 수 없을 뿐이다.
세상은 볼 수 없는 떨림으로 가득하다. 소리는 공기의 미세한 떨림이고, 빛은 전기장과 자기장이 시공간상에서 진동하는 것이다. 인간의 뇌 활동도 수많은 전기신호로 돼 있다. 인간이 보고 듣고 생각하는 활동은 모두 떨림이다.
tvN ‘알쓸신잡 3’ 출연자 중 한 명인 김상욱 경희대 물리학과 교수는 《떨림과 울림》에서 차가운 학문인 물리학을 인문학의 관점으로 풀어낸다. 물리학은 우리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모든 것의 본질을 탐구하는 학문이다. 이를 위해 인간의 모든 상식과 편견을 버리기를 주문한다. 시간은 무엇인가? 시간은 정말 흐르고 있나? 공간은 무엇인가? 우리가 경험하는 세계에서는 이해할 수 없는 사실이 너무 많다. 저자는 과학의 눈으로 세상을 이해하는 방법을 안내한다.
우주의 모든 물질은 기본입자의 모임으로 이뤄져 있다. 아주 작은 원자도 쿼크나 전자같이 더 작은 기본입자들로 구성돼 있다. 어쩌면 세상은 원자들이 끊임없이 쪼개지고 결합하는 것에 불과하다. 원자는 전자와 핵으로 구성돼 있는데, 그 모양이 우주의 태양계와 닮아 있다.
그렇다면 우주는 어떻게 생겨났을까? 이것은 세상이 왜 존재하는가의 질문과 같다. 빅뱅이론은 시공간이 어떻게 존재하게 됐는지 설명한다. 저자는 놀라운 물리의 세계를 통해 세상을 대하는 태도와 사고방식을 새롭게 안내한다.(김상욱 지음, 동아시아, 272쪽, 1만5000원)
최종석 기자 ellisic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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