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신임 대표이사 부회장에 글로벌 혁신기업인 3M의 신학철(61) 수석부회장이 9일 내정됐다.
LG화학이 최고경영자(CEO)를 외부에서 영입한 것은 지난 1947년 창립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향후 신성장 사업을 중심으로 글로벌 경영 전략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신 부회장은 지난 1984년 3M 한국지사에 평사원으로 입사해 필리핀 지사장과 3M 미국 본사 비즈니스 그룹 부사장을 거쳐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3M 해외사업을 총괄, 수석부회장까지 오른 전문경영인이다.
LG화학은 영입 배경에 대해 "세계적 혁신기업인 3M에서 수석부회장까지 오르며 글로벌 사업운영 역량과 경험은 물론 소재·부품 사업 전반에 대한 통찰력을 보유한 경영인"이라며 "급변하는 사업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면서 조직문화와 체질의 변화, 혁신을 주도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설명했다.
최근 신소재, 배터리, 정보전자소재, 생명과학 등 첨단 소재·부품 및 바이오 사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있는 LG화학이 CEO 교체를 통해 새로운 성장 전략을 구사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최근 주력사업인 석유화학의 글로벌화를 가속화하고 전지사업의 해외사업과 마케팅 비중도 확대하고 있어 글로벌 경영전문가를 영입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박진수(66) 현 대표이사 부회장은 42년간의 기업활동을 마무리하고 경영일선에서 물러난다.
박 부회장의 거취는 향후 이사회에서 논의해 확정할 예정으로, 후진 양성과 경영 조언 역할을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박 부회장은 지난 1977년 당시 럭키에 입사해 42년간 근무하면서 LG화학은 물론 대한민국 화학·소재 산업 발전에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2012년 말부터 LG화학 CEO로 재직하면서 매출액 28조원 규모의 기업으로 성장시켰으며, 사업구조 고도화와 과감한 미래 투자 등을 통해 '글로벌 톱 10 화학기업'으로 발전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그는 "40년 이상 근무하며 LG화학이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하는 데 일조하고 명예롭게 은퇴한다는 것은 큰 축복"이라고 말했다.
LG그룹 주요 계열사 CEO 가운데 최고령인 박 부회장이 그룹 연말 임원 인사에 앞서 물러남에 따라 그룹 인사의 시기와 폭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그룹 관계자는 "외부 인사가 영입됨에 따라 그룹 임원 인사와 무관하게 먼저 내정 인사가 난 것"이라면서 "박 부회장은 스스로 6년 이상 재임했기 때문에 보다 젊고 역동적인 경영활동이 필요하다는 뜻을 밝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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