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율 떨어졌지만 음주율 높아져
고콜레스테롤혈증 환자 급증
[ 이지현 기자 ] 곡류를 적게 먹고 지방을 많이 섭취하는 등 한국인의 식습관이 바뀌면서 혈관 속에 나쁜 콜레스테롤이 많은 고콜레스테롤혈증 환자가 증가했다. 금연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담배를 피우는 국민은 꾸준히 줄었지만 술을 마시는 사람은 더 늘었다.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는 11일 전국 4416가구 1만 명의 건강 수준을 분석한 ‘2017년도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한국인의 식습관은 10여 년 전과 비교해 많이 바뀌었다.
식단 구성도 달라졌다. 곡류는 2005년 1인당 하루 315g 섭취했지만 지난해 289g으로 줄었다. 육류 섭취는 90g에서 116g으로 늘었고 음료류 섭취는 62g에서 207g으로 3배 넘게 급증했다. 나트륨은 기준보다 1.8배 많이 섭취했다.
외식도 늘었다. 전체 에너지 중 외식으로 섭취한 에너지 비중은 2005년 20.9%에서 지난해 29.5%로 증가했다. 편의식품 섭취율은 같은 기간 10.2%에서 24.8%로 급등했다. 아침을 거르는 비율도 2005년 19.9%에서 지난해 27.6%로 꾸준히 높아졌다. 걷기 운동을 하는 사람은 2005년 60.7%에서 지난해 39%로 급감했다. 식습관 변화 등으로 고콜레스테롤혈증 환자는 꾸준히 늘었다. 2005년 8%에서 지난해 21.5%로 증가했다. 성인 3명 중 1명은 비만, 4명 중 1명은 고혈압 환자였다.
음주 행태는 꾸준히 나빠졌다. 지난해 19세 이상 성인의 월간 음주율은 62.1%로, 음주율을 처음 조사한 2005년 이후 가장 높았다. 월간 음주율은 최근 1년 동안 한 달에 한 번 이상 음주한 비율이다. 월 1회 넘게 한자리에서 소주 7잔이나 맥주 5캔 이상 마시는 폭음(여성은 소주 5잔이나 맥주 3캔)을 한 비율도 39%로 비교적 높았다. 남성은 2명 중 1명, 여성은 4명 중 1명이 폭음을 했다. 남성은 40대(59.1%), 30대(57.9%), 20대(54.8%) 순으로 폭음을 많이 했다. 여성은 20대 폭음률이 45.9%로 가장 높았다. 사회활동을 하는 여성이 늘고 술을 기호식품으로 여기는 문화가 퍼지면서 폭음하는 사람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19세 이상 흡연율은 22.3%로, 조사가 시작된 1998년 이후 가장 낮았다. 그러나 청소년 흡연율은 올해 기준 6.7%로 지난해(6.4%)보다 높아졌다. 청소년 중 남자는 지난해보다 0.1%포인트 낮은 9.4%였지만 여자는 0.6%포인트 높은 3.7%였다. 권준욱 복지부 건강정책국장은 “만성질환으로 인한 사회적 부담이 늘고 있다”며 “음주로 인한 사회적 폐해가 증가하고 있어 적극적인 절주대책을 펼치겠다”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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