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마이스산업 제대로 키워 부산 먹여살릴 新성장동력 삼을것"

입력 2018-11-12 16:39  

새로운 도약 준비하는 부산

허용도 부산상의 회장이 전한 '부산경제의 미래'

2030등록엑스포 부산 유치
북항 지역 내 복합리조트 건설
두 개 사업, 하나로 묶어 진행
일자리·새 관광동력 만들 것

4차 산업혁명시대에 걸맞은
글로벌 제품·신기술 개발
해외시장 개척에 '전력투구'

부산 건설사업 침체 극복위해
부산부동산신탁 설립도 추진



[ 김태현 기자 ]
허용도 부산상공회의소 회장(사진)은 12일 “추락하고 있는 부산 산업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하고 관광산업과 마이스산업을 제대로 키워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허 회장은 이날 부산상의에서 한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부산의 각종 경제지표들이 나빠지고 있고 조선과 자동차 등 주력 제조업도 좀처럼 불황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물류를 중심으로 한 신북방정책에 시동이 걸리고 전기자동차와 LNG 선박 등 친환경산업 시장이 열리는 점을 살려 동북아 해양중심도시로 강화시켜나가겠다”고 밝혔다.

허 회장은 “부산은 경남과 울산을 잇는 세계 최고 수준의 조선·자동차산업 벨트를 구축하고 있다”며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은 글로벌 제품을 개발하고 신기술을 확보해 해외 시장을 개척하는데 총력전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까지 1만 개의 일자리를 만들고, 우수한 젊은이들이 지역에서 꿈을 키우는 희망찬 ‘기업도시 부산’을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기업과 도시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기업 스스로 자립해야 한다는 것이 허 회장의 생각이다. 그는 “상공인들이 힘을 합쳐 에어부산을 키우고 부산면세점을 안착시켜가고 있다”며 “부동산신탁 등을 만들어 부산 경제인이 스스로 도약할 수 있는 터전을 만들어 부산이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부산 지역 현안에 대해 어떤 전략을 펼칠지를 허 회장에게 들어봤다.

▶부산 경제 지표들이 나쁜데 어떻게 극복할 생각인지요.

“부산 경제가 부진의 터널을 뚫고 활력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지역기업의 경쟁력 강화가 우선돼야 합니다. 위기에 처한 주력 제조업의 경쟁력 회복은 가장 시급한 과제입니다. 모든 사업 초점을 기업의 성장과 새로운 산업 발굴에 맞출 생각입니다. 미래 신성장동력산업 발굴과 기업혁신 생태계 조성, 지역 중소기업 해외시장 진출 지원, 기업 맞춤형 서비스 확대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부산 경제 도약의 첫 단추는 그동안 지역경제를 견인해 왔던 제조업체들이 미래 신성장동력을 확보해 멋진 날개를 달고 다시 비상할 수 있도록 돕는 데서 시작하고 있습니다. 부산의 주력인 제조업종은 소수의 대기업이 이끌어가는 경제구조가 아니라, 출하액 기준으로 전체의 70% 이상이 300인 미만의 중소기업이 주축이 돼 지탱하고 있는 구조입니다. 이제까지 중소기업들은 대기업의 협력업체가 대부분이었죠. 하지만 대기업의 성장에도 한계가 온 만큼 고부가가치의 새로운 시장으로 진출해 강소기업으로 발전해야 지역경제도 같이 성장할 수 있습니다.”

▶세부적으로 지역 경제의 활력을 회복할 수 있는 방안으로 무엇을 구상하고 있습니까.

“현재 4차 산업혁명에 맞춰 산업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는 점을 제대로 인식해야 합니다. 제조업의 선제적인 산업구조 조정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특히 주력업종의 경우 전기자동차, LNG 선박 등 친환경산업으로 글로벌시장이 재편되고 있는 만큼 지역 부품소재 산업에 새로운 기회가 될 것으로 봅니다. 최근 독일의 전기차 전시회를 기업인들과 참관했습니다. 자동차부품업계는 빠른 준비가 필요하다는 걸 느꼈죠. 제조업과 정보통신산업과의 결합, 4차 산업기술의 융합이 이뤄지지 않으면 추락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 분야에 기업들이 적응할 수 있도록 시장을 열어가겠습니다.”

▶부산 경제의 미래먹거리 산업 발굴은 어떤 분야를 생각하고 있는지요.

“지역경제가 새로운 성장엔진을 장착하고 부산에 맞는 산업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도록 관련 사업들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부산의 관광산업과 마이스(MICE)산업을 크게 도약시킬 수 있는 2030등록엑스포 부산 유치와 북항 지역 내 복합리조트 건설입니다. 이 두 개의 사업은 하나의 현안으로 묶어서 패키지로 진행해야 합니다. 부산등록엑스포의 파급효과는 생산유발 49조원, 부가가치유발 20조원, 취업유발 54만 명으로 예상됩니다. 반드시 이뤄내도록 총력전을 펼치겠습니다. 일본 오사카는 2025년 등록엑스포 개최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내국인이 제한적으로 출입할 수 있는 대규모 복합리조트를 발빠르게 추진하고 있습니다. 총리를 단장으로 기동력 있게 외화벌이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죠. 우리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합니다. 반대에만 머물지 말고 일자리와 새로운 관광동력을 만들 수 있는 기반을 서둘러 마련해야 합니다. 싱가포르보다 더 강한 규제를 도입해 내국인 카지노에 대한 비판적인 여론을 극복한 싱가포르의 사례를 활용해 새로운 부산의 동력을 만들겠습니다.”

▶일본의 복합리조트 설립에 대한 대응책은 있는지요.

“2025년까지 가까운 일본에 3개의 복합리조트가 건설되면 빨대 효과로 부산의 관광·마이스산업은 큰 타격을 입습니다.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기 위해 부산도 서둘러서 싱가포르의 마리나베이샌즈(MBS)에 버금가는 부산형 메가복합리조트를 건설해야 합니다. 세계적인 복합리조트 운영사들은 내국인 출입이 허용된 카지노 허가 없이는 결코 6조원 이상 규모의 랜드마크형 복합리조트를 건설하지 않습니다. 카지노 시설에 내국인이 입장하지 않으면 주요 타깃인 외국인 입장객을 유치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죠. 싱가포르와 일본처럼 내국인이 제한적으로 입장할 수 있는 카지노 설치가 가능하도록 관련법 개정을 위해 인천, 제주 등과 협력해 진행하고 있습니다. 부산상의는 올해 부산의 복합리조트 건립 타당성과 논리 개발을 위해 ‘메가복합리조트 부산유치 방안 연구’용역을 완료했습니다. 복합리조트 건립을 위한 범시민추진단을 구성해 내년부터 적극적인 유치 활동을 펼칠 계획입니다.”

▶부산상공계가 다양한 회사를 설립하는 움직임을 보이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고급 일자리를 만들고 지역경제 현안들을 스스로 해결해 보자는 의도에서 입니다. 에어부산과 부산면세점은 부산상의가 지역기업인들을 공동 주주로 참여시켜 새로운 산업 인프라 조성을 위해 설립한 기업들입니다. 에어부산은 성장의 기틀을 마련했고, 상장 등을 통해 새로운 물류중심도시 도약에 힘을 보태고 있습니다. 2000여 개의 일자리도 만들었습니다. 부산면세점도 북항과 용두산공원에 터를 잡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하기 위해 김해공항면세점 입점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경기 부진으로 부산의 주요 건설사업들이 주춤거리고 있는 점을 극복하기 위해 부산부동산신탁 설립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선 유일의 지역기반 신탁사인 셈이죠. 현재 11개의 부동산신탁사는 2009년 이후 신규 인가 없는 상태로 경쟁 수준이 낮고, 서울에 있습니다. 새로운 시장 재편 필요성에 의해 올해 3개사에 신규 허가를 내 줄 예정입니다. 이 기회를 잡기 위해 부산상의가 주축이 돼 40여 개의 지역기업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했습니다. 북항재개발과 오시리아관광단지, 에코델타시티 등 대형 개발사업을 주도적으로 추진해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겠습니다. 부산지역 개발을 통해 발생한 이익은 수도권으로 가지 않고 부산에 남을 수 있도록 할 생각입니다.”

▶금융중심도시 부산 만들기에 힘을 쏟고 있지만 아직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는 지적입니다.

“하루아침에 되는 것은 없습니다. 이제 시작입니다. 부산이 해양·파생특화금융 중심지로 지정된 지 10년이 지난 시점에서 돌이켜보면, 하드웨어라 할 수 있는 부산국제금융센터가 완공됐고, 지원기관인 금융공기업들이 이전했습니다. 하지만 시장의 플레이어인 국내외 금융기관 유입은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국제금융센터지수를 보면 부산은 2015년 24위였으나 2017년에는 무려 70위까지 추락했습니다. 원인은 금융혁신지구 조성 이후 금융기관 추가 유치를 위한 세금과 일자리 관련 인센티브 등 지원 대책이 뒷받침되지 못해 평판이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지역 정치권과 공조해 2단계 공공기관 지방이전 시 기존의 이전 공기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공기업 유치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금융전문인력을 양성할 수 있는 교육시스템도 지역 대학들과 연계를 통해 확충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입니다.”

▶내수시장이 부진해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대응책은 있는지요.

“해외시장 개척이 답입니다. 일차적으로는 글로벌 시장에서 먹히려면 제대로 기술을 갖추고 경쟁력 있는 제품을 만들어야 합니다. 시장 개척은 함께 뚫는 전략을 펼치겠습니다.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다양한 해외시장 진출기회를 마련하겠습니다. 부산시와 공동으로 영세기업들이 해외 전시회와 무역상담회에 참가해 시장 개척의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연 10회 정도의 해외마케팅 참가 지원사업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최근 한반도 긴장 완화에 따라 개성공단 재개, 경제특구 개발 등 남북경협의 가시화에 대비하고 있습니다. 남북경제협력위원회 발족을 준비하고 있고, 부산과 울산, 경남 지역 상공인들이 주축이 된 동남권경제협의회를 중심으로 정부의 신북방정책에 대비한 진출 방안도 모색하고 있죠. 불황에 직면한 한계기업들에 남북경협이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도록 준비에 기회를 마련하겠습니다.”

▶지역기업 성장을 가로막는 규제 개선은 무엇인가요.

“2000년대 이후 부산 경제를 이끌어 오던 조선기자재, 자동차부품, 철강 등 주력산업의 부진으로 지역 산업 전반의 경쟁력이 떨어져 걱정입니다. 일단 외부적 요인에 해당되는 좋지 않은 규제를 개선해 기업의 어려움을 해소하겠습니다. 기업애로해소센터를 확대 개편해 기업 현장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미래성장을 가로막고 있는 규제들을 적극 발굴해 정부, 부산시 등 유관기관과 공동으로 규제혁파에 앞장설 생각입니다. 지난 7일 부산상의는 부산시와 공동으로 녹산지역 경영애로 해소를 위해 현장간담회를 개최했습니다. 부산시도 ‘경제활성화 위드(with) 부산상의’ 정책을 마련해 힘을 모으기도 했습니다. 주요기업 임원 100명으로 구성된 ‘기업애로 상시 모니터링 위원회’를 구성했습니다. 경영애로사항을 발굴하고 기업의 주요 정책이슈에 대해 실시간으로 청취해 해결하고 있습니다.”

허용도 부산상의 회장의 주요 추진사업

- 전기자동차, LNG선박 등 친환경산업 시장 개척
- 2030 등록엑스포 부산 유치
- 북항 복합리조트 건설
- 부산부동산신탁 설립
- 금융기업과 공기업 유치, 전문인력 양성
- 해외마케팅 참가지원
- 기업성장 막는 규제개선
- 1만 개 일자리 마련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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