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마지막…프로야구 FA '100억 계약' 누가 잡을까?

입력 2018-11-12 16:42  


한국야구위원회(KBO)가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선수협)와의 합의에 실패하면서 상한제와 등급제를 포함한 자유계약(FA) 개편안의 연내 도입을 포기했다. 올해 프로야구 FA 대상 선수들에게는 상한 없는 계약 조건이 주어진 가운데 ‘마지막 대박’이 될 수도 있는 이들의 계약에 관심이 집중된다.

KBO는 지난 9월 선수협에 FA 총액 상한제와 등급제를 비롯해 FA 자격 필요 기간 단축, 부상자 명단, 최저연봉 인상 검토안 등을 제시했다. 총액제를 제외한 등급제, 최저연봉 인상 등은 모두 선수협이 KBO에 개선을 요구한 내용들이다. 사실상 KBO가 총액 상한제라는 ‘채찍’과 나머지 ‘당근’의 맞교환을 시도한 것이다.

하지만 선수협은 지난달 기자회견을 통해 공개적으로 거부 의사를 드러냈다. 결국 KBO는 이사회를 통해 연내 도입 포기를 선언했다. KBO는 기존 제도대로 한국시리즈 종료 후 FA자격 대상 선수를 공시하고, 선수들의 신청을 받아 FA 승인 선수 명단을 공개할 예정이다.

‘거품 논쟁’에도 불구하고 승리를 갈구하는 구단들에게 FA 선수 영입은 구미가 당기는 선택지다. 시간이 걸리고 불확실한 신인 육성이나 반대급부를 맞춰야 하는 트레이드에 비해 뛰어난 실력의 선수를 영입할 수 있는 확실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최근 세 시즌을 우승한 KIA 타이거즈와 두산 베어스는 적절한 투자를 통해 ‘재미를 본’ 경우다. KIA와 두산은 각각 최형우와 장원준을 100억, 84억원에 4년 동안 계약했다. 최형우는 26홈런 120타점, OPS(장타율+출루율) 1.026을 기록하며 KIA를 우승으로 이끌었다. 팬들에게 ‘이맛현(이 맛에 현질한다(돈을 쓴다))’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장원준 역시 3년 간 12승-15승-14승을 기록하며 두산이 두 번의 우승과 한 차례의 준우승을 거두는 데 크게 기여했다.

내년 우승을 꿈꾸는 구단의 지갑을 열 주요 후보로는 양의지와 최정이 손꼽힌다. 골든글러브 포수부문 3회 수상자 양의지는 올해 0.358의 타율로 한국프로야구 역사상 단일시즌 포수 최고 타율을 기록했다. 후보급 선수와 비교해 선수의 가치를 알려주는 대체선수대비승리기여(WAR)로는 김재환*, 박병호를 잇는 리그 3위다. 블로킹과 도루저지, 프레이밍과 게임콜링 등 모든 포지션 중 가장 많은 역할을 요구받는 포수는 그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리그 내에서 매물이 부족한 편이다. 이를 감안하면 양의지는 지난해 강민호(4년 80억+옵션) 이상의 계약을 맺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양의지의 올해 성적은 타율, 홈런, WAR 모두 강민호의 단일시즌 최고 성적과 동일하거나 그 이상이다. 최형우와 김현수로 구성된 ‘100억 클럽’의 세 번째 대상자로 양의지가 거론되는 이유다.


SK의 3루수 최정도 FA 시장에서 아쉽지 않은 대접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정은 2014년 맺은 4년 86억 계약이 만료돼 이번에 다시 시장에 나온다. 비교적 젊은 31살의 나이에도 한국프로야구 역대 홈런 순위 9위에 자리한 강타자다. 최정은 올해 부상에 시달리며 2009년 이후 개인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리그 3루수 가운데 WAR 2위인 3.52를 기록했다. 이 부문 1위 허경민과의 차이는 0.04에 불과하다. 2014년 1차 FA 당시의 4년 90억원(옵션 포함) 계약을 스스로 뛰어넘는 계약도 기대된다.

최정과 양의지 외에도 노경은, 이재원, 김상수, 금민철 등도 FA 자격을 갖추고 시장에 나올 만한 후보군이다. FA 선수들이 새 둥지를 찾는 스토브리그는 한국시리즈 종료와 함께 개막한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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