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액투자자 8만명 보호 고려해야"
분식 결론나도 '상폐 무리' 지적도
[ 오형주 기자 ]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분식회계 혐의와 관련한 금융당국의 조치 발표를 하루 앞두고 깜짝 반등했다. 상장폐지까지 갈 가능성은 낮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개인 매수세가 강하게 유입됐다.
13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만8000원(9.81%) 오른 31만3500원에 마감했다. 분식회계 혐의에 대한 증권선물위원회 결론이 14일 나올 수 있다는 소식에 전날 22.42% 급락했다가 하루 만에 반등했다. 상장폐지 가능성이 낮다는 증권가 보고서가 13일 나오면서 투자심리가 살아났다. 강송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분식회계를 저지른 것으로 결론이 나더라도 상장폐지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 연구원은 과거 대우조선해양과 한국항공우주(KAI) 사례를 근거로 들었다. 대우조선해양은 2016년 증선위 심의 결과 5조7000억원 규모의 분식회계 혐의가 드러났지만 상장폐지되지 않았다. KAI도 지난해 회계부정에 연루된 전·현직 임직원이 기소된 뒤 거래가 정지됐지만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에 오르지 않았다.
한국거래소의 유가증권시장 상장규정에 따르면 상장법인이 회계기준을 중대하게 위반해 재무제표를 작성한 사실이 확인되면 거래소는 기업심사위원회를 열어 상장적격성 실질심사를 한다. 심사에서 기업의 계속성, 경영 투명성, 그 밖에 공익 실현과 투자자 보호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만 상장폐지한다. 증권가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소액주주가 8만 명(지난해 말 기준)이 넘는 점을 고려하면 상장폐지 가능성은 작다고 본다.
자산운용업계도 삼성바이오로직스 관련 조치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인덱스펀드 등 패시브펀드는 통상 한국 증시를 대표하는 200개 종목으로 구성된 코스피200지수 편입종목을 시가총액 비중에 맞춰 기계적으로 담는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코스피200지수 내 비중은 13일 종가 기준 1.72%다.
이중호 KB증권 연구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 거래가 정지되고 상장적격성 실질심사에 들어간다고 해도 당장 코스피200지수에서 제외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거래정지가 장기화되고 관리종목 등으로 지정될 경우 지수에서 빠질 가능성은 남아있다”고 설명했다. 과거 대우조선은 거래정지 뒤 관리종목으로 지정되면서 1년여 동안 코스피200지수에서 제외된 적이 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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