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 어린이의 언어격차를 줄이고 통일에 대비하기 위한 국어 교과서가 처음으로 나왔다.
교육출판전문기업 ㈜미래엔은 ‘통일 초등 국어 교과서’ 개발을 완료했다고 14일 밝혔다. 교육부, 통일부 등 정부 관계부처와 전국 초등학교 및 시·도 교육청, 한국교육과정평가원, 한국교육개발원 등에 총 3만 5000부를 무료로 배포했다.
‘통일 초등 국어 교과서’는 순수 민간 차원에서 개발된 국내 최초의 남북한 어린이 대상 국어과 교과서이다. 미래엔 관계자는 “미래엔은 국내 최초의 교과서 발행사”라며 “교과서 전문 기업으로서 사회적 책무를 다하고자 민간 기업 중 처음으로 개발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미래엔은 2015년부터 통일국어교육연구회와 공동으로 남북한 언어의 이질화 양상 등에 대한 기초 연구를 진행해 왔다. 이를 바탕으로 남북한 초등 국어 교육의 분야별 전문가와 중국 연변대 교수, 미래엔의 국어 교과서 개발 실무자 등 총 36명의 전문가들이 각각 연구진과 집필진으로 협력해 통일 초등 국어 교과서를 개발했다. 미래엔은 ‘통일 초등 국어 교과서’의 개발 완료와 배포를 기념해 오는 17일 경인교육대학교에서 ‘통일 교과서 학술 심포지엄’을 개최하기로 했다. 통일 초등 국어 교과서 개발 성과를 학계·교육계와 공유하기 위한 취지다.
이번에 발행된 ‘통일 초등 국어 교과서’는 초등학교 저학년용(1·2학년)이다. ‘우리말 길’ ‘우리말 터’ ‘우리말 꽃’ ‘우리말 틀’ 등 학생용 4종과 교사용 학습안내서 1종 등 총 5책으로 구성됐다. 학습책인 ‘우리말 길’은 초등학교 국어 교육과정에 따라 한글을 집중적으로 익히고, 동시에 남북의 서로 다른 어휘를 학습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우리말 터’는 ‘우리말 길’에서 학습한 내용을 일상생활이나 학교생활에서 적용해 남북한 어린이들의 화합을 유도하는 활동책이다. ‘우리말 꽃’은 읽기책으로 남북한 어린이들이 스스로 정서적 차이를 이해하고 극복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문학 작품들을 담고 있다. 또 세계관을 인식하고 발전시킬 수 있도록 세계 각국의 문학 작품들도 포함했다. 마지막으로 문법책인 ‘우리말 틀’은 남북한의 이질화된 문법과 단어를 집중적으로 다룬다. 두음법칙, 사이시옷 등 특정 문법과 다르게 사용되고 있는 낱말들을 카드놀이나 쓰기 등 다양한 학습 활동을 통해 익히도록 했다.
미래엔은 국내 일부 초등학교와 연변의 한국국제학교 등 해외 초등학교를 선정해 현장 시범 학습도 진행할 예정이다. 시범 운용 결과를 바탕으로 단계적 보완 및 추가 개발 작업을 거쳐 2020년까지 초등학교 중학년용(3·4학년)과 고학년용(5·6학년) 교과서, 교사용 학습 안내서 등 학년별·유형별 교과서를 개발할 계획이다.
김훈범 미래엔 교과서개발본부 상무는 “분단으로 인해 문화단절과 언어 이질화가 과제로 떠오르고 있는 요즘, 미래엔의 ‘통일 초등 국어 교과서’가 남북한 간 언어 통합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며 “앞으로도 미래엔은 교육출판 기업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갖고 통일 시대의 언어 공동체 회복을 위한 교육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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