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한 배당 논란 불거질 것이란 관측도
한국씨티은행은 14일 이사회를 열고 8275억원 상당의 중간배당을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주당 배당금은 보통주 2600원, 우선주 2650원이다. 한국씨티은행의 중간배당 8275억원은 올들어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 1582억원보다 5배 이상 많은 규모다.
박진회 한국씨티은행장은 이날 직원들에게 메시지를 보내 “이번 중간배당은 자본효율화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씨티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은 9월말 현재 20.1%로 시중은행 가운데 최고 수준이지만 자기자본순이익률(ROE)은 3.16%로 씨티 본사 목표나 아시아 씨티의 10%와 비교해 많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자본효율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박 행장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본사로부터 8억달러(1조300억원) 상당의 자본금을 지원받아 BIS자기자본비율을 높였다”며 “이후 BIS자기자본비율은 최상위를 유지하고 있으나 자본효율성은 떨어졌다”고 말했다.
박 행장은 “중간배당 이후에도 BIS자기자본비율은 17.7% 이상을 유지한다”며 “이미 추진 중인 차세대 전산 구축과 디지털 역량 강화 등 미래를 위한 투자도 차질없이 진행하겠다”고 덧붙였다.
박 행장의 이같은 설명에도 순이익보다 몇배나 많은 중간배당은 향후 논란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금융계는 보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한국씨티은행이 점포를 급격하게 폐쇄하면서 한국을 떠나는게 아니냐는 의구심이 있었다”며 “이번 중간배당은 한동안 잠잠했던 논란을 재점화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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