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짧다고 폭행…메갈X 비하" vs "여자들, 먼저 시비" 이수역 폭행 양측 '쌍방폭행' 입건

입력 2018-11-15 08:37   수정 2018-11-15 14:27

이수역 인근 주점서 폭행 사건 발생
청와대 국민청원 글 올라 20만명 추천
남녀 양측 주장 엇갈려




이른바 '이수역 폭행'으로 알려진 사건 당사자 5명이 폭행 혐의로 입건됐다.

15일 서울 동작경찰서는 이틀 전 오전 4시경 서울 지하철 7호선 이수역 인근 주점에서 서로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는 A(21)씨 등 남성 3명, B(23)씨 등 여성 2명을 폭행 혐의로 입건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사건 당일 4시 22분경 '여자 2명이 남자 4명에게 맞았다'는 112 신고를 받고 출동했고, 여성 1명이 머리를 다쳐 인근 병원에 이송됐다.

현장에 있던 당사자 4명을 지구대로 임의동행한 뒤 진술을 들었으나 양측 주장이 상반돼 목격자 조사와 폐쇄회로(CC)TV 확인 후 당사자들이 출석해 조사를 받기로 하고 모두 귀가시켰다.

경찰이 아직 정식 진술을 받지 않았지만, 폭행 상황에 대한 주장이 극명히 엇갈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은 피해자 B씨 측이라고 주장하는 여성 측이 청와대 국민 게시판에 청원글을 올리면서 논란이 가중됐다.

청원인은 “11월 13일 새벽 4시 이수역의 한 맥줏집에서 남자 다섯 명이 여성 두 명을 폭행했다"고 말했다.

이어 "피해자는 화장을 하지 않았고, 머리가 짧았다. 가해자는 그런 피해자를 보고 ‘메갈X’라며 욕설과 비하 발언을 했고, 때리는 시늉까지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피해자는 두려워 동영상을 찍었고 가해자는 피해자의 목을 졸랐다. 폭행 피해자는 두개골이 보일 정도로 머리가 찢어졌고 나머지 피해자는 쓰러졌다"고 썼다.

청원인은 가해자의 신원 공개와 엄정한 처벌을 촉구했다. 경찰이 가해자와 피해자를 함께 놓고 진술하도록 했다며 "가해자가 진술 도중 피해자를 위협하도록 자리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고 경찰 조사방식에 문제를 제기했다.

이 청원이 올라오자 하루 만에 20만 명이 넘는 추천을 받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서로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기 때문에 양측 다 입건한 것"이라며 "사건의 발단, 경위, 피해 상황 등을 엄정히 수사하고 있다. 정당방위 해당 여부에 대해서도 면밀히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A씨 일행은 B씨 등이 주점에서 시끄럽게 떠들어 조용히 해달라고 수차례 요청했으며 B씨 등이 먼저 시비를 걸었다고 경찰에 구두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이 과정에서 B씨 등이 폭행을 가해 상처가 나고 옷이 찢어졌으며, 휴대전화로 자신들을 촬영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사건의 중대성을 고려해 강력팀이 신속하게 수사 중이다. CCTV도 확보해 분석 중이고, 오늘(15일)부터 당사자를 소환해 조사할 예정"이라며 "누구도 억울한 점이 없도록 철저하고 신속하게 수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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