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제로 혹은 100만달러 될 것" 빅샷들 '극과 극' 전망

입력 2018-11-15 11:32   수정 2018-11-15 15:03


시장의 연말 상승장 기대와 달리 15일 비트코인을 필두로 한 가상화폐(암호화폐) 가격이 곤두박질쳤다. ‘고래’(큰손)들의 대량 매도 탓으로 추정된다. 비트코인캐시 하드포크(기존 블록체인에서 호환되지 않는 새로운 블록체인 파생) 방향성에 대한 의견 대립으로 인한 시장불안이 영향을 줬다는 게 중론이다.

전날 720만원대(이하 업비트·빗썸 기준)던 비트코인은 자정을 기점으로 폭락, 이날 오전 5시30분경 650만원대까지 떨어지며 연중 최저점을 갱신했다. 이후 소폭 반등, 오전 8시30분 기준 670만원대(24시간 전 대비 7~8% 하락)를 회복했다. 대장주 격 비트코인의 폭락에 △비트코인캐시 51만원대(11~12% 하락) △이더리움 21만원대(10~11% 하락) △이오스 5400원 내외(9~10% 하락) 등 주요 알트코인(비트코인을 제외한 암호화폐)들도 동반 하락했다.

비트코인이 지난해 11월 이후 1년 만에 최저 수준까지 급락한 탓에 암호화폐 시가총액도 크게 빠져 한때 240억달러(약 27조200억원) 가량이 증발했다.

최근 유명 벤처투자자 팀 드레이퍼가 “비트코인 가격이 2022년 25만달러(약 2억8000만원)에 육박할 것”이라 전망한 게 무색해졌다. 앞서 인터넷 보안솔루션 기업 맥아피(McAfee) 설립자 존 맥아피는 더 나아가 비트코인이 2020년 100만달러(약 11억3000만원)까지 뛸 것으로 예상했다. 드레이퍼는 비트코인 용처 확대에 따른 실물화폐 대체 가능성, 맥아피는 비트코인 채굴 난이도와 희소성의 상관관계를 근거로 시세 급등을 점쳤다.

하지만 상당 기간 횡보를 거듭하던 비트코인 가격이 이날 700만원선까지 무너지면서 비관론에 힘이 실리게 됐다. 그간 빅샷(유명인사)들의 암호화폐 전망은 낙관론과 비관론으로 갈렸다. 암호화폐의 기술적 가능성과 ‘디지털 자산’에 초점을 맞춘 투자업계 인사들 위주로 장밋빛 전망이 나온 반면 실물경제를 중시하는 경제학자들은 비관론에 무게중심을 뒀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예견해 유명세를 얻은 ‘닥터 둠’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가 대표적 비관론자다. 비트코인은 가격 급등락 탓에 안정적 가치 저장이 어려워 화폐가 될 수 없다는 주장을 펴온 그는 “비트코인 가격이 결국 제로(0)가 될 것”이라 언급한 바 있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들인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교수는 “탈중앙화 기치의 비트코인 출현 후 10년이 지났지만 기존 중앙화 서비스와 견줄 만한 활용사례를 발견하지 못했다. 암호화폐의 본질에 대한 의구심이 든다”고 했고, 조셉 스티글리츠 컬럼비아대 석좌교수도 “각국 정부가 비트코인을 적극 단속하지 않는 것은 시장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기 때문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김봉구/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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