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시대…인간·기계 공존하는 사회·경제 플랫폼 형성해야"

입력 2018-11-15 16:46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2018 미래유망기술 세미나'


[ 최규술 기자 ]
“30여 년 후에는 기계가 인간보다 스마트해질 것입니다. 1, 2, 3차 산업혁명은 인간이 주도했지만 이때는 기계와 기술이 새로운 형태의 산업혁명을 일으킬 것입니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은 지난 13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데이터가 전하는 미래세상’이란 주제로 ‘2018 미래유망기술 세미나’를 열고 ‘10대 미래유망기술’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원광연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이사장은 ‘마지막 산업혁명’이란 주제의 기조강연을 통해 “인간의 도구였던 기계가 인간의 삶을 바꾸고 인간에게 영향력을 행사하게 될 날이 머지않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인간이 컴퓨터를 네트워크화했고, 여기서 쌓인 데이터를 활용해 컴퓨터가 인간을 네트워크화할 것이란 논리다. 페이스북 알고리즘만 바꿔도 소셜네트워크서비스 형태가 바뀌고, 그에 따라 인간이 얻는 정보와 생활 방식이 바뀌게 될 것이란 예를 들었다.

그는 “20년쯤 후에는 타임지 커버에 ‘기계가 인간의 세상을 지배한다’란 기사가 실릴 것”이라며 “이때를 대비해 인간과 기계가 조화롭게 공존하는 사회·경제·도덕적 플랫폼을 형성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미래유망기술 세미나는 2006년 시작, 올해로 13회째를 맞았다. 미래유망기술 발표 등을 통해 과학기술계에 새로운 아젠다를 제시하고 중소기업의 기술 사업화와 성공 전략을 함께 고민하는 소통의 장이기도 하다. 매년 2000여 명의 산·학·연 관계자가 참석하는 인기 행사다.

‘모빌리티의 현재와 미래, 일상의 변화와 함께하다’란 주제를 내놓은 정주환 카카오모빌리티 대표는 “카카오택시 론칭 3년6개월 만에 35억 건의 이동 횟수를 기록했다”며 “스마트 모빌리티의 특징인 참여·공유·유연성이 우리 사회에 많은 공익을 안겨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카카오택시가 큰길 중심의 교통 이용을 골목까지 확장시켰고, 택시기사의 소득도 37% 증가했다. 차량공유앱은 5%에 불과한 자가용 이용률을 높이고, 카풀앱은 도로 공간을 넓히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누가 무엇을 사고 있나(Who’s Buying What?) : 인수합병(M&A) 데이터와 미래기술 시그널’이란 주제를 발표한 김소영 KISTI 선임연구원은 “기업과 특허 M&A 현황을 보면 미래 유망산업이 보인다”며 “최근에는 자동차 농기계 등 각 분야에서 인공지능(AI)을 적용해 효율성을 높이는 추세가 엿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기업과 특허 M&A 증가 속도가 가장 빠른 분야는 자율주행차 관련 산업이고, 규모 면에서 보면 바이오산업의 거래액수가 상상을 초월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김 선임연구원은 “산업계가 최근 자체 연구개발보다는 전문기술을 가지고 있는 기업을 M&A해 융합하는 모습이 보이고 있다”며 “메가트렌드를 보면 서비스와 제조 바이오 등 전 산업이 정보통신기술(ICT)을 통해 다시 태어나면서 산업 재편이 일어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이 밖에도 ‘4차 산업혁명 기술과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 창출전략’(김용진 서강대 교수), ‘미래를 보는 조감도(Bird’s-eye View)’(고병열 KISTI 미래기술분석센터장), ‘GitHub로 보는 오픈 이노베이션의 미래’(윤진혁 KISTI 선임연구원), ‘인공지능(AI) 기술이 예측한 미래 신기술 조망’(강종석 KISTI 부산울산경남지원장), ‘과학기술 네트워크 데이터로 예측한 기술의 미래’(이준영 KISTI 책임연구원) 등의 주제 발표가 있었다.

KISTI가 이번 세미나에서 발표한 ‘10대 미래유망기술’은 △뇌신경 커넥토믹스 및 뇌인지과학 △휴먼 마이크로바이옴 △웨어러블 모바일 헬스케어 △셀프-프로그래밍 인공지능 △차세대 밀리미터파 무선통신 △자율 운송 물류 시스템 △실감형 컴퓨팅 인터페이스 △대량생산 가능한 금속 3D 프린팅 △신축성(스트레처블) 전자소자 △나노·바이오 융복합 에너지신소재다.(표 참조)

KISTI는 10대 기술 도출을 위해 미국과 유럽연합(EU), 일본, 중국의 공공 연구개발(R&D) 투자 정보를 데이터베이스(DB)화하고 머신러닝 기반의 분석과정을 통해 485개의 세부기술 영역을 뽑아냈다. 이후 글로벌 공공투자 프로파일링과 R&D 연구영역 관찰, 핵심 기술내용 산출, 머신러닝 기반 세부 기술의 미래 지향성 산출을 통해 36개 기술을 선정했다. 10대 기술은 이 중 열 가지를 고른 것이다.

최규술 기자 kyus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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