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큐셀부문
축구장 26개 규모…全 공정 자동화
생산 제품 70% 해외로 수출
유럽 최고 브랜드 모듈 5년째 선정
[ 박상익 기자 ]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 충북 진천공장은 전 세계에서 단일 공장으로는 최대 규모의 태양광 셀(태양전지) 공장이다. 하루에 220만 장의 태양광 셀을 생산하며, 연간 생산 능력은 3.7기가와트(GW)다. 3.7GW의 전기는 약 500만 명이 사용할 수 있는 양으로, 부산과 울산 전체 인구가 가정용 전기로 1년간 사용하고도 남는 수준이다. 연면적은 약 19만㎡로, 축구장 26개가 들어설 수 있는 규모다. 이 공장에서 생산하는 제품은 70% 이상이 해외로 수출되고 있다. 이 밖에도 진천공장은 약 1.4GW의 모듈 생산 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인근 음성의 2.3GW 모듈공장 생산라인까지 합치면 총 3.7GW의 모듈 생산라인이 가동되고 있다.
레이저 각인으로 이력 관리
진천공장은 태양광 셀의 원재료인 웨이퍼 입고부터 모듈 출하까지 전 공정이 자동화돼 있다. 작업 환경의 실시간 모니터링, 제어, 이력 관리, 불량 관리 등에 초점을 맞춘 제조실행시스템(MES)에 기반한 스마트 팩토리가 구현된 것이 특징이다. MES는 생산 설비와 공장 내 물류이동 시스템과 모니터링 시스템이 연동된 것으로 설비 자동화의 핵심이다. 최근에는 손목에 착용하는 웨어러블 장비를 도입해 공장 근무자들이 해당 장비를 통해 알람을 실시간으로 받아 설비 장애를 처리한다. 조치사항을 유관부서에 공유하는 등 설비에서 발생하는 장애 정보를 수집해 체계화된 조치를 취할 수 있는 플랫폼도 갖췄다.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는 업계에서 유일하게 태양광 셀 전면에 레이저 식별마크인 ‘트라큐(TRA.Q)’를 각인해 개별 셀이 생산된 라인, 생산일자, 생산 시 사용한 자재정보 등을 수집해 빅데이터로 만들어 공정 최적화에 활용하고 있다. 연간 수십억 장에 달하는 태양광 셀에서 추출된 데이터가 현장에서 발생하는 문제점을 고치는 자원이 되는 셈이다. 홍정권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 모듈사업부장(상무)은 “진천공장의 스마트 팩토리는 공정 및 장비에 대한 시스템 개선을 통해 인력 최적화, 기회비용 손실 최소화, 생산효율화를 달성하는 것이 주 목적”이라며 “빅데이터 활용과 자동화로 보다 정교한 스마트 팩토리를 구현하고 고객들에게 최고의 제품을 공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생산된 한화의 태양광 제품은 세계 곳곳에서 인정받고 있다. 올해 초에는 유럽 전문 리서치 기관인 EuPD가 선정한 유럽 최고 브랜드 모듈에 5년 연속 선정됐다. 2017년 말 기준으로는 미국, 일본, 한국 등의 주요 태양광 선진시장에서 시장 점유율 1위를 달성했다. 한국 제조업이 열세를 보이는 일본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달성한 것은 그만큼 기술력을 인정받았다는 증거다.
마케팅·R&D에 역량집중
한화그룹의 전체 태양광 셀 및 모듈 생산규모는 각각 8.0GW로 셀 생산은 2018년 기준 세계 1위다. 한화큐셀은 말레이시아 사이버자야에 1.8GW의 셀과 모듈 공장, 중국 치둥에 2.5GW의 셀 및 모듈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8.0GW는 연간 1200만 명이 사용할 수 있는 전기량이다.
한화그룹의 태양광 사업은 스마트팩토리와 기술력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제품을 생산하는 동시에 관련 계열사 합병을 통한 경영효율화를 추구하고 있다. 한화케미칼은 지난 9월 한화큐셀코리아와 한화첨단소재와의 합병을 발표했다. 합병절차는 지난 1일 마무리돼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가 새로 출범했다.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 출범을 계기로 한화그룹의 태양광 사업은 지분구조를 단순화해 경영 효율성을 높이고,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보다 능동적인 대처가 가능하게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회사 측은 양사의 합병으로 태양광과 첨단소재라는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를 갖추게 됐다고 설명했다. 첨단소재의 글로벌 판매 네트워크와 연구개발 역량을 태양광 사업에 적용해 향후 강력한 시너지를 창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도 세계 일류 태양광 에너지 기업의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투자와 지원을 늘리고 영업, 생산, 연구개발 등 전 분야에서 글로벌 선도기업으로서의 위상을 더욱 확고히 다진다는 방침이다.
“산업 발전 위해 정부 지원 절실”
국내 태양광업계는 관련 산업의 발전을 위한 정책적 지원을 요구하고 있다. 중·대규모 태양광 발전소를 확대하면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보급목표 달성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이 업계의 주장이다. 이를 통해 태양광 설비의 국내 내수시장이 확대되고 일자리 창출 및 고용 유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태양광 발전을 위한 중규모 부지로는 산업단지 내 공장 건물의 지붕과 주차장이 적당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건물 상부에 짓기 때문에 보험 및 저당권 등 제약 요소가 적지 않다. 주차장도 각종 법률상 인정요건이 복잡해 사업성이 떨어진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방자치단체가 세제 감면 등의 혜택을 제공해 지역 산단이 건축물에 태양광 설비를 설치하도록 유도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박상익 기자 dirn@han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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