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이수역 폭행사건 발표 후…'여혐→여성비난'…"일방 폭행이라더니"

입력 2018-11-16 15:34   수정 2018-11-16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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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브리핑 후 이수역 폭행을 둘러싼 분쟁이 '여혐'에서 '여성 비난'으로 여론이 반전되는 분위기다. "일방적으로 맞았다"는 여성들의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는 증거 영상, 녹취록 등이 공개되면서 증언의 신빙성이 떨어지게 된 것.

'이수역 폭행' 사건은 지난 13일 오전 4시께 서울 지하철 7호선 이수역 인근 주점에서 폭행 사건이 발생했다. "남자 4명에게 여자 2명이 맞았다"고 신고가 접수됐고, 경찰은 A 씨등 남성 3명, B 씨 등 여성 2명을 포함한 총 5명을 폭행 혐의로 입건해 조사를 진행 중이다.

특히 피해자라고 주장한 한 여성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남성들이 짧은 헤어스타일의 자신을 보고 '말로만 듣던 메갈X을 실제로 본다'며 폭행을 행사했다"는 글을 게재하면서 사건은 '여혐' 논란으로 번졌다.

해당 여성은 "폭행 피해를 당했는데도 불구하고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고 있다"며 "머리 짧고 목소리 크고 강한 여자들도 별거 아니라는 (남성의) 우월감을 무너뜨리지 않으면 우리 같은 다른 피해자가 나올 것을 너무 잘 알기 때문에 도움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그렇지만 경찰이 목격자 진술과 CCTV를 통해 "여성 일행들이 먼저 소란을 피웠다"는 남성 측 주장을 입증하는 증거를 확보하면서 분위기는 반전됐다.

경찰이 확보한 CCTV와 주점 관계자의 진술 등을 종합하면 B씨 등 여성 2명은 주점에 있던 다른 남녀커플과 알 수 없는 이유로 시비가 붙었다. 주점이 소란스러워지자 A씨 일행은 주점 직원에게 B 씨 등을 조용히 시켜달라고 요청했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그러는 사이 남녀 커플이 먼저 주점을 떠나고 A 씨 일행과 B 씨 일행의 말다툼이 심화했다.

B 씨 일행은 휴대전화로 A씨 등을 촬영하기 시작했고 A 씨가 '몰래카메라'라고 항의하면서 서로 고성과 욕설이 오갔다. 이 과정에서 A씨 일행도 휴대전화로 당시 상황을 촬영하면서 양측의 감정이 격해졌다. 이후 주점 밖 계단에서 양측이 심한 몸싸움을 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여성들이 성적인 욕설을 하며 말다툼을 벌이는 장면이 담긴 영상도 공개됐다. 래퍼 산이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해당 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영상 게재에 대해 "2차 가해"라며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지만, 여성들이 욕설을 하고, 비하 발언을 해놓고 "피해자라고만 주장하는 건 여론을 몰아가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특히 싸움이 시작된 계기에 대해 경찰은 16일 브리핑을 통해 "여성 일행 중 한 명이 남성 중 한 명의 손을 쳤고, 이후 실랑이가 벌어졌다. 멱살도 여성이 먼저 잡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히면서 "남성들이 힘으로 밀리는 여성들을 폭행하는 건 잘못된 거지만, 쌍방 폭행을 일방적인 폭행으로 몰고 간 의도가 무엇이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다만 여성들이 머리에 부상을 당한 장소로 알려진 계단에서는 CCTV가 설치되지 않아 정확한 폭행 경위 확인을 위해 조사를 진행 중이다.

한편 당초 15일부터 시작될 예정이었던 피의자 조사는 아직 시작되지 못했다. A 씨 측과 B 씨 측 모두 경찰과 연락이 닿으면서 조만간 이뤄질 전망이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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