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등에서 비공식적으로 나돌던 ‘혜경궁 김씨’ 의혹이 수면 위로 떠오른 건, 6·13 지방선거를 앞둔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 경선 때였다.
‘정의를 위하여’란 닉네임을 쓰는 혜경궁 김씨 트위터 계정(@08__hkkim)이 이재명 당시 경기지사 예비후보와 맞붙은 전해철 예비후보에 대한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는 혐의를 받았다.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비방과 허위사실 유포도 발견된다.
일관되게 이재명 지사의 ‘라이벌’을 겨냥해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이 지사가 민주당 유력 대선후보군으로 거론될 때는 당시 당내 선두주자였던 문 대통령을, 경기지사 후보가 되었을 때는 경선 상대이자 문 대통령의 측근인 전해철 의원을 타깃으로 삼았다.
이렇게 되자 온라인상의 문 대통령 지지자들 중심으로 혜경궁 김씨에 대한 의혹이 집중 제기됐다. 그 결과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혜경궁 김씨, 그는 누구인가’라는 제목으로 흔히 볼 수 있었던 해당 이미지(사진)다.
영문 이니셜(H K Kim)을 비롯해 출생지(서울), 거주지(경기도 성남), 자녀관계(아들 2명), 휴대폰 기종(아이폰), 휴대폰 번호(010-37xx-xx44), 이메일 주소(khk63**00@gmail.com), 학부 전공(피아노·악기) 등이 일치한다면서 “신상정보가 이 정도로 겹치는데 동일인이 아니라면 로또 10번 맞을 확률”이라고 언급했다.
단순 의혹 수준을 넘어 전해철 의원과 판사 출신 이정렬 변호사가 고발하면서 결국 경찰 수사 대상이 됐다.
이에 김씨와 이 지사는 사실무근이라며 줄곧 부인해왔으나 수사 당국은 그동안 혜경궁 김씨 트위터 계정에 올라온 글 4만여건을 전수 분석, 김씨와 혜경궁 김씨가 동일인일 가능성이 높다는 결론을 17일 냈다. 해당 트위터와 김씨 소유 다른 SNS에 비슷한 시간대 여러차례 동일 게시물이 올라오는 등 김씨와 이 지사가 주장해온 ‘우연의 일치’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네티즌 수사대가 제기한 의혹 상당수가 사실로 확인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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