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의 비밀] 스타벅스 컵에 '초록색 줄' 그어진 이유

입력 2018-11-18 07:10  



미국 커피 업계의 상징 스타벅스. 1999년, 이화여대점을 1호점으로 국내 시장에 진출한 스타벅스는 지난해 처음으로 1조원대 매출액을 기록했습니다.

스타벅스 커피에 대한 한국 소비자들의 관심은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계절별 시즌 메뉴는 물론 벚꽃 여행부터 핼러윈, 크리스마스 등 다양한 기념일을 활용한 컵 디자인으로 마니아층까지 탄탄합니다.

스타벅스 매장에 들러 테이크아웃 음료를 주문받으면 눈에 띄는 것이 심볼 '세이렌(Siren)' 입니다. 세이렌은 오랫동안 스타벅스 컵의 상징으로 쓰이고 있습니다.

스타벅스가 세이렌을 심볼로 사용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매장이름인 스타벅스가 허먼멜빌(Herman Melville)의 소설 '모비딕(Moby Dick)'에 나오는 고래잡이 배 피쿼드 호의 일등 항해사 이름(스타벅)에서 따왔기 때문입니다.

테리 해클러 디자이너는 당시 적합한 브랜드 로고를 찾다가 16세기 노르웨이 판화에 나오는 꼬리가 두 개 달린 인어 '세이렌'을 발견합니다. 모비딕이 해양과 소설이기 때문에 연관성을 찾으려 한 것이죠.

세이렌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아름다운 인간 여성의 얼굴을 하고 뱃사공들을 유혹해 죽게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사람들을 스타벅스에 홀리게 만들겠다는 의미를 담은 것입니다.

또 테이크아웃 컵 세이렌 로고 옆에 자세히 보면 세 개의 줄이 그어져 있습니다. 이것은 단순한 디자인이 절대 아닙니다. 음료 제조 시 계량 용도로 사용되는 눈금입니다.

같은 종류의 커피를 만들더라도 원료를 배합하는 양에 따라 맛이 달라질 수 있는데 이러한 실수를 방지하기 위해 도입된 디자인이죠. 예를 들어서 카페라테를 만들 경우 각각 눈금에 알맞은 우유, 커피 등을 넣어야 된다고 합니다.

따뜻한 음료의 경우에만 테이크아웃 컵에 눈금이 보이지 않아서 사이즈별로 별도의 내부 레시피 기준에 맞게 제조하고 있다고 합니다.

컵 표면에는 'Shots, Syrup, Milk, Custom, Drink' 등을 선택할 수 있는 체크칸이 있습니다. 에스프레소 샷과 시럽 등의 양, 우유 및 휘핑크림의 유무 등을 표기하기 위한 칸입니다. 자신의 취향대로 커피의 맛을 조절해 음료를 주문하기 위한 용도로 사용됩니다.

최근에는 컵에 직접 표기하지 않고 음료명과 커스텀 등이 기입된 라벨지를 출력해 컵에 붙여 제공하고 있습니다. 펜으로 직접 마킹하다 보니 전달 과정에서 글씨가 지워질 수 있고, 음료가 부정확하게 나가는 경우가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스타벅스 코리아는 4년 전부터 이 라벨지를 도입했습니다.

이렇게 메뉴판에 없는 음료도 자신의 취향에 따라 재료들을 빼거나 추가해서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커스텀 오더'는 스타벅스의 또 다른 인기 요인이기도 합니다. 국내에 알려진 유명 '커스텀 오더' 메뉴는 고디바 프라푸치노, 돼지바 프라푸치노, 트윅스 프라푸치노, 슈렉 프라푸치노 등이 있습니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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