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재혁 기자 ]
“감동 그 자체다. 보는 내내 울컥했다.” “우리 함께 날고 있음에 용기를 얻는다. 추락은 두려우나 착륙은 두렵지 않다.”
“억지 감동 짜내기가 아니라 팬들이 몰랐던 고충을 알게 되기 때문에 눈물이 난다.”
방탄소년단(BTS)의 첫 번째 다큐멘터리 영화 ‘번 더 스테이지: 더 무비’가 팬들의 찬사 속에 지난 15일 세계 70개국에서 개봉돼 첫 주말 100만 명을 훌쩍 넘었다. 18일 국내에서 20만 명을 돌파했고, 해외에서는 13일 기준 사전 예매량만 80만 장을 넘어섰다. 현장 티켓 판매분까지 포함하면 각국에서 100만 명을 크게 웃돌 것으로 보인다. 국내 음악 다큐멘터리 중 가장 빠른 흥행 속도다.
이 영화는 ‘2017 방탄소년단 라이브 트릴로지 에피소드3 윙스 투어’에 밀착 동행해 카메라에 담았다. 19개 도시, 40회 공연, 55만 석의 좌석을 가득 채운 윙스 투어의 열정적인 순간들을 보여준다. 멤버들이 공연을 준비하고, 무대 위에 올라 열창하는 모습을 펼치는 한편 멤버들의 성장 과정과 진솔한 인터뷰도 곁들였다.
방탄소년단은 초기에 앞만 보고 달리면서 그 방향이 맞는 것인지,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을지조차 회의했다고 고백한다. 꿈에 그리던 빌보드음악상을 받고 전 세계 팬들의 스타가 됐지만, 두려움은 여전히 가시지 않는다고 털어놓는다. 다만 나 혼자가 아니라 우리가 함께 가는 길이어서 외롭지 않다고 다짐한다. 꿈을 이룰 수 있게 해준 팬클럽 아미들에 대한 무한한 감사도 빼놓지 않는다. 멤버들은 무대 위 인생과 무대 아래 인생으로 구분돼 있지만, 실상 무대 아래 인생도 무대를 준비하는 과정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즈음 방시혁 프로듀서가 묻는다. 바쁜 일상에서 과연 행복을 잃고 있는 것은 아닌지. 방탄소년단이 스스로 행복하지 않다면 음악을 하는 것도, 아미들과 소통하는 것도 무의미하다는 인식에서다. 방탄소년단은 중단 없이 전진하되, 행복이란 궁극의 좌표도 잃지 않기 위해 경계를 게을리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한다.
영상은 스타들의 일상치고는 검소한 분위기를 느끼게 한다. 멤버들은 작은 밴에 한꺼번에 올라타 이동하고, 호텔 방은 그다지 화려하지 않다. 파티에서 고기를 굽거나 파스타를 함께 요리해 나눠 먹는다. 샴페인을 터뜨리는 모습조차 익숙하지 않아 서투르기 짝이 없다.
유재혁 대중문화전문기자 yoo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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