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글기자 코너] 남한은 북측에 어디까지 허리를 숙여야 하나

입력 2018-11-19 09:00  

국민은 '냉면 발언' 소식을 접한 뒤 이 위원장의 계속되는 무례한 발언에
"누구를 위한 대북정책인가", "자존심 상하는 발언에 꼼짝 못 하는 정부"와
같은 분노가 섞인 글들을 SNS에 게시했다.



지난 9월 평양회담 당시 방북한 남한 측 기업인에게 이선권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장이 “지금 냉면이 목구멍으로 넘어갑니까?”라는 무례한 발언을 내뱉은 것으로 전해져 파문이 일고 있다. 이는 처음 있었던 일이 아니라는 점에서 국민의 분노를 사고 있다. 본인들은 남한 초청자들을 맞기 위해 많은 준비를 했는데, 우리 측 기업 총수들이 빈손으로 왔다고 기분이 상해 대놓고 면박을 준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 식사 자리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이 있었다. 이 위원장의 무례한 발언은 지난달 29일 국정감사에서 정진석 자유한국당 의원이 밝힌 것이다.

이 위원장이 남한 측 간부들과 만남을 가질 때 호전적인 발언을 한 것이 비단 이번뿐만은 아니다. 지난 10월5일 고위급회담 당시 시계가 고장 나 늦은 조명균 통일부 장관에게 “시계도 관념이 없으면 주인 닮아서 저렇게 (늦게) 된다”고 이야기한 바 있다. 이 위원장의 무례한 발언은 이번이 네 번째가 되며 남한에 대한 북한의 태도에 공식적으로 항의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이 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여야가 진위 공방을 벌이고 있지만 남한의 대처와 북한에 대한 저자세에 대해서는 비판이 적지 않다. 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은 지난 1일 이 위원장의 ‘냉면 발언’에 관해 국가의 자존심이 걸린 문제이며 정부 차원의 사과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은 ‘냉면 발언’ 소식을 접한 뒤 이 위원장의 계속되는 무례한 발언에 “누구를 위한 대북정책인가”, “자존심 상하는 발언에 꼼짝 못 하는 정부”와 같은 분노가 섞인 글들을 SNS에 게시했다. 이 위원장의 발언만이 문제가 아니다. 남한과 북한의 경제 협력 돌파구로 이목이 쏠렸던 개성공단 입주 기업인들의 방북이 급작스럽게 무기한 연기되며 실망을 안겨주고 있다.

이 위원장의 ‘냉면 발언’에 대한 사실 여부에 관계없이 그의 수차례 이어져 온 호전적인 발언들은 남한의 분노를 사기에 충분하다.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이어 온 정부의 저자세, 사실 여부를 둘러싸고 나타난 여야 사이의 갈등, 그리고 개성공단 방문 무기한 연기까지 현재까지 있는 일련의 사건들은 남한의 북한에 대한 태도를 되짚어 보게 해주는 지표들이다.

이상구 생글기자(경기외고 2년) dltkdrn1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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