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를 강요하는 사회는 '반기업' 사회와 다름없죠
예전보다 한국의 기부 문화가 어느 정도 자리 잡은 데는 유명 연예인들의 기부 활동이 한몫했다. 차인표·신애라 부부, 최수종·하희라 부부, 션·정혜영 부부 등이 대표적이다. 차인표·신애라 부부가 활발히 활동 중인 단체 ‘컴패션’은 1952년 한국의 전쟁고아를 돕기 위해 시작됐다. 이처럼 전쟁으로 빈곤에 빠진 한국을 돕기 위해 많은 기부단체가 생겨났다. 물론 지금은 개개인의 기부 활동뿐만 아니라 기업의 기부 및 사회공헌 활동도 많이 활발해졌다.
연예인 부부의 기부
개인의 자유와 창의가 존중되는 사회에서 경제 질서의 기본은 경쟁이며, 경쟁은 국민의 복지 향상에 기여하게 된다. 하지만 경쟁에는 상대가 존재하고 승자와 패자가 필연적으로 나뉜다. 따라서 경쟁의 규칙은 공정해야 한다. 승리자는 거만하지 않고 겸손해야 하며 자신과 경쟁한 상대방을 존경하고 배려해야 한다. 이를 통해 경쟁의 가치는 확산되고 경쟁이 지속 가능한 환경이 조성된다.
작든 크든 모든 경제적 부는 경쟁을 통해 얻게 된다. 부를 획득한 이들은 자신이 누리는 풍요에 책임감을 가진다. 경쟁이 복지 향상의 기회가 된다는 점을 이해하기 때문이다. 부자가 되려고 경쟁에 참여하는 것이 바로 국민 전체의 복지를 향상시키는 일이며, 부자가 되는 것은 노력과 운의 결과인 것이다. 결국 그 결실을 기부하는 것은 국민 전체의 복지를 향상시키는 새로운 경쟁의 기회를 창출하게 된다.
사회 환원은 자발적이어야
기업의 기부 활동은 개인의 기부 활동만큼이나 중요하다. 경쟁에서 살아남아 이윤을 남긴 기업들은 기부 활동을 통해 자신들이 얻은 부를 다시금 사회에 환원한다. 더욱이 기부 같은 사회공헌 활동은 기업의 이미지와 가치를 높이는 데 좋은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런데 여전히 맹목적으로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강요하는 분위기가 많다. 당신이 기부자라면 강요로 이뤄지는 기부가 달가울 리 있겠는가. 기부하는 사람도 기부의 기쁨과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어야 한다. 기부 행위를 통해 스스로 기쁨을 누리는 일을 잘못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으리라. 이는 개인만이 아니라 기업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기부가 활발한 미국에서는 많은 사람이 기부의 기쁨을 누린다. 미국 사람들은 기부를 사회생활 일부분으로 받아들인다. 어떤 형태로든 기부에 참여하고 있는 미국인은 전체 국민의 98%에 달하며, 실제 총 기부액 중 소액 기부자들이 내는 금액은 77%에 이른다. 미국인들이 이토록 기부에 적극적인 데는 사회 분위기도 한몫한다. 경쟁에서 승리한 사람은 비난의 대상이 아니라 칭찬의 대상이다. 부자 역시 마찬가지다. 경쟁의 승리자가 칭찬받을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는 자연스레 부자가 자발적으로 사회적 책임을 이행하는, 즉 자발적인 기부가 가능하도록 한다.
안타깝게도 아직 한국에서는 미국과 같은 기부 문화를 찾아보기는 힘들다. 다만 사회 곳곳에서 조금씩 기부 문화의 싹을 확인할 수는 있다. 대표적으로 삼영화학그룹의 이종환 회장이 있다. 이 회장은 2000년 사재 10억원을 출연해 ‘관정이종환교육재단’을 세웠고, 출연 금액을 8000억원으로 계속 늘렸다. 그는 재산의 대부분을 교육재단에 출연해 왔다. 관정이종환교육재단은 2017년까지 장학생을 9354명이나 배출했는데 이 가운데 국내 장학생은 5032명, 국외 유학 장학생은 4322명에 이른다. 그는 왜 그렇게 많은 돈을 교육에 투자했을까.
이 회장은 자신의 기부에 대해 ‘나는 우리나라에서 단 한 명이라도 노벨상 수상자 혹은 빌 게이츠와 같은 인재가 나오기를 바라며 돈을 씁니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 1등 인재 육성’을 위해 자발적 기부를 했다. 본인의 기부를 통해 성장하는 인재를 보며 이 회장은 기쁨을 느낄 것이다. 무엇보다 자발적 기부이기에 얻을 수 있는 보람이 아닐까.
기업들이 기부 많이 한다
사회적으로 막대한 부를 쌓는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기업가다. 기업가들은 수많은 경쟁에서 살아남으며 그 자리에 올랐다. 그런 그들이 자신의 부를 자발적으로 사회에 환원하는 일은 누구나 환영할 일이다. 부를 축적한 기업가들 역시 기부할 수 있는 특권, 바로 그 행운과 기쁨을 누리고 싶어 한다. 하지만 곱지 않은 시선으로 기부를 강요한다면 그 어느 누가 기부를 하고 싶겠는가. 또한 기업과 기업가들의 자발적이고 활발한 기부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서는 기업하기 좋은 환경도 필수적이다. 기업하기 좋은 제도적 환경이 조성돼야만 더 많은 기업가가 성공하고 더 많은 기부를 할 수 있다. 바로 기업의 ‘자발적 베풂’을 활성화하기 위한 시작점이다.
■ 기억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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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가들은 수많은 경쟁에서 살아남으며 그 자리에 올랐다. 그런 그들이 자신의 부를 자발적으로 사회에 환원하는 일은 누구나 환영할 일이다. 부를 축적한 기업가들 역시 기부할 수 있는 특권, 바로 그 행운과 기쁨을 누리고 싶어 한다. 하지만 곱지 않은 시선으로 기부를 강요한다면 그 어느 누가 기부를 하고 싶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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