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읽은 책.."당신이 옳다"

입력 2018-11-19 15:43   수정 2018-11-19 16:12



(손성태 정치부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19일 페이스북을 통해 정신과의사이며 치유전문가인 정혜신의 신간 ‘당신이 옳다’를 소개했다. 소문난 독서광인 문 대통령은 아세안(ASEAN) 및 아펙(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 순방기간중 “오가는 비행기에서 읽었다”면서 “‘공감과 소통’이 정치의 기본이라고 늘 생각해왔지만, 내가 생각했던 공감이 얼마나 얕고 관념적이었는지 새삼 느꼈다”고 적었다.그러면서 “가족들과의 공감도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이 전용기에서 짬을 내 ‘공감과 소통’을 강조한 책을 집어든 것은 국내외 정치상황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집권 2년차를 맞아 북한의 비핵화 등 외교적 성과와 달리 초라한 민생경제 성적표와 맞물려 야당과의 협치실패 등은 박한 평가를 받고 있다. 자유한국당 등 야당은 내년 예산심사 시즌에도 국회 본회의를 보이콧하면서 대립각을 세우고 있어서다. 최악의 실업률 등 거시경제지표가 악화되는 상황에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등 시민단체들이 규제혁신에 집단반발하면서 사회적 대타협이 필요한 민생이슈들이 해를 넘기며 줄줄이 연기되고 있는 것도 문 대통령의 고민거리다. 문 대통령이 ‘당신이 옳다’는 책을 정독하고, 서평까지 올린 이유로 분석된다.

문 대통령은 “정치 같은 것을 떠나서라도 다른 사람들의 아픔에 대해 제대로 공감할 수 있다면, 하다못해 가까운 관계의 사람들에 대해 더 공감할 수 있다면, 자기 자신에 대해서도 더 공감하는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청와대는 역대 대통령들과 달리 문 대통령의 휴가추천도서를 공식 발표하길 꺼린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추천도서 발표가 마케팅처럼 비춰질 우려도 있고, 대통령도 굳이 읽을 책을 밝히지 않는다”고 전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이 읽은 책들은 청와대 참모의 입이나 비공식 채널을 통해 알려지는 경우가 많다. 이들 책들은 주요 서점에서 대부분 베스트셀러 반열에 올랐다. 국정최고 책임자인 대통령의 생각이나 관심분야를 엿볼 수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취임후 첫 여름휴가때 ‘명경만리’란 책을 이례적으로 추천했다. 사회가 직면한 미래이슈를 다룬 이 책이 문재인 정부의 국정운영방향과 같다고 판단, 국민들과 공감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문 대통령이 권구훈 골드만삭스 선임 이코노미스트가 TV에서 ‘명경만리’ 강연을 하는 것을 우연히 보고,북방경제협력위원장으로 발탁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여름휴가때는 ‘소년이 온다(한강),‘국수(김성동)’ ‘평양의 시간은 서울의 시간과 함께 흐른다(진천규)’ 등을 읽은 것으로 알려졌다. (끝) /mrhan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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