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반산업 붕괴·주택공급 과잉 등 영향으로 경상남도 거제시 수월동 ‘거제자이’ 전셋값은 2년 새 1억원 가까이 떨어졌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이 단지 전용 84㎡는 지난달 1억9500만원에 세입자를 받았다. 2년 전 2억9500만원에 전세 거래된 주택형이다. 세입자를 새로 구하기는커녕 집을 팔아도 전세보증금을 돌려주기 어렵다. 매매 거래는 지난달 2억8000만원에 이뤄졌다. 보증금을 세입자에게 돌려주려면 1000만원이 더 필요한 셈이다.
거제 아파트 전셋값은 2016년 10월 셋째주부터 2년 넘게 한 차례도 쉬지 않고 떨어졌다. 올해는 지난달까지 22.83% 급락해 전국에서 가장 많이 떨어졌다.
조선업 등 기반산업이 무너지면서 부동산 시장이 급격히 위축됐다. 관련 협력업체 수백 곳이 자리를 뜨면서 주택 공급은 적체되고 수요는 사라졌다. 지난달 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 상반기 지역별고용조사 취업자의 산업 및 직업별 특성'을 보면, 거제시의 올 상반기 광·제조업 종사자 수는 54만8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63만4000명) 대비 8만6000명(13.56%) 줄었다. 거제시에 따르면 9월 기준 거제시 미분양은 1700가구로 경남 전체 11.5%에 달한다.
수월동 M공인 관계자는 “매매거래가 이뤄지지 않아 새 아파트는 절반 이상이 전·월세 매물로 남아 있다”며 “조선 산업 붕괴로 근로자들이 거제를 떠나면서 임대차시장도 초토화됐다”고 말했다.
이 단지는 2008년 12월 준공했다. 15개 동, 1196가구로 이뤄졌다. 전용면적은 84~165㎡다. 수월초, 수월중이 단지 옆에 있다. 고현항,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가 차로 10분 거리에 있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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