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 코스닥서 17일째 순매도…기록적 팔자에도 스튜디오드래곤 등 매수

16거래일간 1조2000억원, 기관 기록적 순매도
스튜디오드래곤·게임빌·원익IPS 등 매수 나서



기관 투자자들이 코스닥 시장에서 17일 연속 '팔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기록적인 팔자에도 성장이 기대되는 종목들은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한국거래소에서 따르면 기관은 코스닥 시장에서 지난달 31일부터 전날까지 1조1874억원 순매도했다. 이날도 오전 11시 7분 현재 330억원 매도 우위다.

이는 2016년 12월 28일부터 2017년 1월 31일까지 22거래일 연속 순매도 기록 이후 2년여 만의 최장 '팔자' 행진이다.

기관의 순매도액은 이전 사례에 비춰 봐도 이례적이라는 분석이다.

전산상으로 수치를 확인할 수 있는 1999년 이후 기관이 코스닥시장에서 17거래일 이상 매도 우위를 나타낸 적은 이번을 빼면 총 11차례다. 이 중 최장 기록은 2006년 1월17일∼2월20일(24거래일)이다. 해당 기간 기관의 순매도액은 8779억원이었다. 하지만 이번에 기관이 17거래일만에 1조2000억원 가량 팔아치우면서 기록을 뛰어넘었다.

기관의 매도 배경은 코스닥 중소형주의 3분기 실적이 부진한 데 따른 것으로 금융투자업계는 보고 있다.

외국인도 같은 기간 2307억원 어치 주식을 팔아치웠다. 이날도 259억원 순매도하고 있다. 반면 개인은 1조3937억원을 순매수했다. 이날도 626억원 어치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


한편 기관이 매도 행진을 이어가면서도 사들인 종목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같은 기간 기관은 스튜디오드래곤, 게임빌, 원익IPS, 아프리카TV 등은 해당 기간 100억원 이상 순매수했다.

기관의 순매수액이 가장 컸던 종목은 스튜디오드래곤이다. 171억7097만원을 사들였다. 게임빌이 134억9735만원으로 뒤를 이었다. 원익IPS(117억2331만원), 아프리카TV(111억5554만원) 등도 순매수액이 100억원을 넘어갔다.

이동륜 KB증권 연구원은 스튜디오드래곤에 대해 "내년에도 콘텐츠 수요처 확대에 따라 구조적인 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콘텐츠 제작편수와 평균 단가의 성장에 따라 실적이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기훈 하나금융투자 연구원도 '넷플릭스의 재평가(리레이팅) 스토리처럼 빠르면 내년부터 가시화될 텐트폴 시즌제 드라마의 성공 여부에 따라 더 가치 있는 제작사가 될 가능성이 충분하다"며 "현재의 채널·작가·컨텐츠·자금력 등을 감안할 때 성공 가능성은 매우 높다"고 평가했다.

이 밖에도 기관은 에스엠, 메가스터디교육, 모두투어, 메디톡스, 오스템임플란트, 강스템바이오텍, SBI핀테크솔루션즈 등을 바구니에 담았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