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조국을 사랑해" 中 연예인들, 돌체앤가바나 보이콧 이유

입력 2018-11-22 15:20  

돌체앤가바나 측 동양인 비하 광고 제작
공동창업자 "중국은 똥같은 나라" 모욕…"해킹" 해명
中 연예인들, 패션쇼 참석 거부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돌체앤가바나가 중국에서 보이콧 논란에 휩싸였다.

21일 중국 상하이에서 진행될 것으로 예정됐던 돌체앤가바나 패션쇼 '더 그레이트 쇼'(The Great Show)가 돌연 취소됐다. 패션쇼 홍보 영상이 인종차별 지적을 받은 것에 이어 공동 창업자의 SNS 발언에 중국 국민들과 연예인들이 보이콧에 나선 것.

앞서 돌체앤가바나가 공개한 영상에는 중국인으로 보이는 한 동양 여성이 젓가락으로 힘겹게 피자를 먹는 모습이 담겨 있다. 여기에 "이 조그만 막대기 모양의 도구로 우리(이탈리아)의 위대한 전통 마카리타 피자를 어떻게 먹어야 할까요?"라는 중국어 내레이션이 흘러나온다.

여성이 양손에 젓가락을 하나씩 잡고 피자를 집으려 하자, 내레이션으로 "집게처럼 젓가락 사이에 피자를 끼워 입에 넣으면 된다"고 충고했고, 여성이 시키는대로 피자를 다 먹자, "훌륭해"라는 이탈리아어 자막으로 영상이 끝난다.

영상을 본 중국인들은 "우리 전통문화를 모욕하고, 조롱했다"고 분노했다.

여기에 돌체앤가바나 디자이너이자 공동 창업자인 스테파노 가바나는 이 문제로 한 네티즌과 논쟁을 벌이던 중, "(중국은) 똥 같은 나라"라고 언급했다. 이 사실이 온라인을 통해 퍼지자 중국 내에서 돌체앤가바나 불매 운동이 벌어졌다.

논란이 커지면서 패션쇼에 초대받았던 장쯔이, 리빙빙, 황샤오밍, 천쿤, 왕쥔카이 등 중국 유명 스타들도 불참을 통보했다. 리빙빙은 이후 웨이보에 계정에 "나는 조국을 사랑한다"고 썼고, 장쯔이는 "돌체앤가바나가 굴욕을 자초했다"는 게시물을 올렸다.

뿐만 아니라 돌채앤가바나 중국 모델인 배우 디리러바는 모델 계약을 해지하겠다고 선언했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스테파노 가바나는 "인스타그램 계정이 해킹당했다"고 해명하면서 "대화 내용은 조작된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중국 내 보이콧 분위기를 뒤집진 못했다. 결국 돌체앤가바나는 웨이보 공식 계정을 통해 사과 성명을 내고, 패션쇼 개최를 연기하겠다고 밝혔다.

돌체앤가바나가 인종차별논란에 휩싸인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6년에는 아시안 남녀모델이 스파게티를 게걸스럽게 먹는 장면을 백인 모델들과 대비시켜 논란의 중심에 섰다. 같은 해, 가죽으로 만든 노예 샌들을 만들어 팔기도 했다. 2013년에는 흑인 노예 여성을 떠올리게 하는 귀걸이를 만들었다.

또 2013년 홍콩 침사추이 돌체앤가바나 매장 앞에서 사진을 찍는 현지인을 경비원이 막다가 반발을 샀고, 이후 1000명이 넘는 홍콩인들이 매장 앞에서 시위를 벌였고, 회사 홈페이지에는 항의글이 빗발쳤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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