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대 관악구의원 지낸 지역전문가
취임 직후 '벤처밸리조성팀' 신설
"R&D 중심 스타트업 단지 추진
창업 뒷받침할 지원시설도 확대"
[ 박진우 기자 ] “미국 스탠퍼드대 졸업생은 주로 그 도시(스탠퍼드)에 머물며 창업을 합니다. 서울대생들이 학교 인근에서 벤처기업을 창업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게 제 임기 동안의 목표입니다.”
박준희 서울시 관악구청장(사진)은 25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서울대 졸업생들이 자유롭게 창업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겠다”며 이렇게 말했다. 박 구청장은 취임 한 달 만인 지난 8월 벤처밸리조성팀을 신설하고 “서울대 후문에서 낙성대역까지 이어지는 공원용지를 연구개발(R&D) 중심 창업단지로 조성하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그는 “관악구는 서울에서 가장 우수한 인적 자원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라고 했다. 관악구에는 100여 개 벤처기업이 있다. 서울시 전체의 1.4%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서울대 내부와 낙성대 민간 R&D센터에 입주한 서울대 교수연구실이 대부분이다.
박 구청장은 “벤처 입주공간도 그렇지만 창업에는 법률·재정적 뒷받침이 필요하다”며 “내년에 관악구보훈회관 건물에 창업지원시설을 들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창업지원시설은 세미나·입주 공간, 벤처투자조합, 법률·회계사무소 등으로 구성할 예정이다. 관악구는 서울시의 검토 결과가 나오는 대로 시설 구축을 위한 설계용역에 들어갈 방침이다.
서울시가 자치구로부터 도시계획을 수렴해 3월 발표한 ‘서울시 2030 생활권 계획’에는 낙성대 일대를 R&D 벤처밸리로 조성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이른바 낙성벤처밸리다. 박 구청장은 “신봉터널이 낙성벤처밸리 한가운데를 지나가는 등 교통 여건이 크게 개선되는 것도 큰 장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봉터널은 남부순환로(신림)와 강남순환로(봉천)를 잇는 터널로 2020년 개통될 예정이다.
박 구청장은 관악구에서 3·4대 구의원, 8·9대 서울시의원을 지냈다. 서울시의회에서 예산결산특별위원장, 환경수자원위원장을 지냈고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에서 정책위원회 부의장을 맡고 있다.
박 구청장은 “공원용지를 상업용지로 전환하는 게 가장 큰 난관”이라고 말했다. 일단 주변 건물을 활용하지만 단지 조성에 필요한 용지 대부분이 공원 용도여서다. 그는 “2020년 6월까지 낙성대 주변 지구단위계획을 재정비해 산·학 연계 지원 기능을 도입할 계획”이라며 “이를 위해 용적률과 건폐율을 완화하고 리모델링 비용 등을 지원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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